북한 미사일 추가 지원 때 우크라 대공방어 무너질 우려

첨단 미사일 50기 미만 지원…푸틴 방북 뒤 대량 지원 우려
미 의회 예산 지원 지체로 패트리어트 등 추가 지원 멈춘 상황
러 미사일 생산능력도 회복…우크라 대공 방어 소진 위험 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안보 당국자들이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수십 기 이상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무력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미사일은 현재 50기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나 조만간 추가로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 달 30일과 1월 2일, 1월 6일 북한 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21일에도 발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지원한 미사일들은 대부분 최신형이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직접 생산한 미사일 못지않게 정확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한다.

한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대북 미사일 대공 방어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북한 미사일이 많지 않지만 지원이 늘어나면 우크라이나는 아껴서 써야 하는 고가의 대공방어 미사일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정체된 상황에서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현재까지는 우크라이나의 대공 능력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크리스토퍼 캐볼리 유럽주둔 미군사령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의 대공 방어망이 올 겨울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지원이 늘어나고 미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통과가 늦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곧 북한을 방문하고 나면 많은 수의 북한 미사일이 다시 러시아에 지원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포탄은 불발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00만 발 이상의 많은 포탄을 지원한 덕분에 러시아는 최근 하루 포격량이 1만발까지 늘어났다.

서방의 군사지원이 활발하던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가 하루 7000발을 발사한데 비해 러시아는 5000발밖에 발사하지 못했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2000발 정도만 발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 미사일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은 북한 미사일이 처음 발사된 직후 국제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

미 당국자들은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 지원되는 것을 미국이 폭로하면서 북한의 무기 지원이 중단되거나 지연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또 미국이 지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대공 방어 무기가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의한 대규모 피해를 완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반면 미국은 의회의 추가 지원 예산 차단으로 우크라이나에 대공 미사일과 포탄을 지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 능력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서방의 제재로 위축됐던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 능력이 복원돼 비축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더해 북한의 미사일이 추가로 지원되면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무기 지원의 대가로 전투기와 첨단 기술 지원을 약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아직은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 기술을 북한에 지원하진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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