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시작 'ML 진출'→매듭짓지 못한 '연봉협상'…日 치바롯데 사장 입 열었다, '165km 괴물'의 거취는?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는 삼가겠다"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5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이후 일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가 있다면, 단연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다. 사사키는 그만한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사사키는 고교 시절 150km 후반의 볼을 뿌리며 12개 구단으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고시엔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사키를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그리고 사사키는 치바롯데를 비롯해 니혼햄 파이터스, 라쿠텐 골든이글스, 세이부 라이온스까지 총 4개 구단이 경쟁을 벌인 끝에 치바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사키는 입단 초에는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유는 사사키를 특별 관리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벤치에서 경험을 쌓았고, 철저하게 몸을 만든 뒤 2021시즌 처음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사사키는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남기며 '특급유망주'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을 선보였다.
사사키의 재능이 대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입단 3년차 때부터였다. 특히 사사키는 2022시즌 첫 등판에서 무려 164km의 볼을 뿌리며 자신의 최고 구속을 경신하더니 4월 10일 드디어 일을 냈다.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것. 특히 사사키는 퍼펙트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비공인 세계 신기록인 13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는 압권의 투구를 뽐냈다.
이로 인해 사사키는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사사키가 더욱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다음 등판에서도 8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당시 두 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투구를 바탕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그 결과 사사키는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이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사사키는 이 기세를 바탕으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고, 동일본 대지진 당시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에 국가대표로서 첫 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는 등 일본 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사사키는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과 내복사근 파열, 발열 등으로 인해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사사키는 지난해 물집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 전에는 야마모토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당시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는 등 각종 타이틀 1위를 독주 할 정도였다. 때문에 사사키는 야마모토에 이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겨울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일본의 경우 입단 1년차 때부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입성에 도전할 수 있는데, 사사키는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사사키의 도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25세 미만의 선수는 야마모토와 같이 큰 계약을 품을 수가 없다. 때문에 치바롯데 입장에서는 입단 이후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사사키의 빅리그 도전을 허락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결국 구단의 허락을 받지 못한 사사키는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됐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치바롯데의 결정에 단단히 삐친 사사키가 아직까지도 2024시즌 연봉 협상에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이다. 치바롯데에 입단한 이후 사사키가 해를 넘어서까지 연봉 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칸 스포츠'와 '주니치 스포츠' 등에 따르면 22일 코우사카 슌스케 치바롯데 사장이 일본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아직까지도 연봉 협상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사사키에 대한 질문에 나왔다. 코우사카 사장은 사사키와 연봉 협상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개개인 선수에 대한 건은 삼가겠다"고 답했다. 아직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갈등이 해결이 되지 않은 모양새.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서는 현지 언론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은 치바롯데를 향한 비판은 물론, 부상 등으로 인해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떼를 쓰고 있는 사사키의 철없는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시작된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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