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체온으로 전력 만드는 '전자피부'

박정연 기자 2024. 1. 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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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태양 빛과 체온을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서울대는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야외 환경에서 태양 빛의 세기에 따라 지속적인 자가 전력생산이 가능한 '야누스 구조'의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기존 웨어러블 열전 소자는 야외에서 사용 시 태양 빛에 의한 기기 성능 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전력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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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태양 빛과 체온으로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전자피부' 연구 성과가 담긴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태양 빛과 체온을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야외 운동선수를 위한 생체 신호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 등 스마트 의복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는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야외 환경에서 태양 빛의 세기에 따라 지속적인 자가 전력생산이 가능한 ‘야누스 구조’의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스마트워치, 헬스 밴드, 스마트 의류 등 웨어러블 기기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건강, 생활, 업무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전원 공급이 필요하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주로 단단하고 부피가 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가벼움과 편의성에 대한 제약이 발생한다. 배터리의 짧은 충전주기 및 용량 한계와 같은 기술적인 어려움은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연구팀은 지속 가능한 전력 생산을 위해 체온을 이용해 자가 전력 생산이 가능한 웨어러블 열전 소자 개발에 주목했다.

열전 소자는 열에너지와 전기 에너지를 변환하는 소자다. '제벡 효과'에 의해 체온과 주변 환경 간의 온도 차이를 이용 배터리 없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웨어러블 열전 소자는 야외에서 사용 시 태양 빛에 의한 기기 성능 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전력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고승환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야누스 구조를 활용한 신축성이 있고 부드러운 웨어러블 열전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야누스 구조는 상층부와 하층부 기판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구조다. 태양 빛의 세기에 따라 소자를 뒤집어가며 체온과 주변 환경 간의 온도 차이를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최적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은 복사 냉각 및 태양광 흡수-가열 현상에 착안해 해당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냉각 섬유 및 가열 섬유를 개발했다. 해당 섬유를 신축성과 통기성이 있는 다공성 구조로 설계해 착용 시 피부에서의 땀 배출이 용이하게 해 장기간 착용에도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왼쪽 그림) 로마 시대의 야누스 상. 바티칸 박물관 제공. 야누스의 어원은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의 수호신으로 현대에서는 야누스의 두 얼굴과 이중적인 속성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기능을 보이는 구조를 지칭하기도 함. (가운데 및 우측 그림) 태양 빛의 세기에 따른 야누스 구조 웨어러블 열전 전자 피부의 동작 원리에 대한 개략도. 서울대 제공

야누스 구조 전자 피부를 통해 태양 빛의 세기가 약한 상황(오전 혹은 늦은 오후 시간대)에서는 냉각 기능을 통해 '피부(고온)-소자(저온)' 환경을 조성했다. 태양 빛의 세기가 강한 상황(정오 부근)에서는 가열 기능을 통해 '피부(저온)-소자(고온)' 환경을 조성했다. 외부 환경에 따라 온도 구배를 극대화해 최적의 자가 전력생산 성능을 구현했다.

분석 결과 실제 야외 환경에서 태양 빛의 세기가 약한 오전에는 복사 냉각 모드로 사용했을 때 태양광 흡수-가열 모드보다 대략 5.65배 정도 우수한 전력을 생산했다. 태양 빛의 세기가 강한 정오 부근에는 태양광 흡수-가열 모드에서 2.48배 정도 우수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고승환 교수는 “지속적인 웨어러블 기기의 운용을 위한 차세대 소프트 자가 전력생산 기술을 위한 연구”라며 “향후 운동 선수나 야외 작업자의 지속적인 생체 신호 모니터링을 비롯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 1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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