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더 강해져 돌아왔다, 트럼프…직접 본 '트럼프 대세론' 실체는?

심영구 기자 2024. 1. 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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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팟] 김용태 SBS 워싱턴 특파원이 전하는 미국 공화당 경선 상황


압도적 승리... 직접 본 트럼프 대세론

Q. 아이오와 코커스는 역시 '트럼프 대세론'을 확인한 결과였다 이렇게 볼 수 있죠?

A. 아이오와가 워낙 투표 수가 적기 때문에 이렇게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았는데 역대 아이오와 코커스 사상 가장 격차가 컸습니다. 트럼프가 51%,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2위 디샌티스가 21%였고요. 3위인 니키 헤일리는 19%대였습니다. 투표 시작 30분 만에 트럼프 (승리) 예측 기사가 쏟아져서 대세론이 확인됐다 이런 것들이 대체적인 평가였던 것 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경선 후보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우리가 다시 위대해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매우 간단합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 우선 원칙'은 매우 중요합니다.

Q. 현장에 가셨는데 트럼프 지지 열기가 그렇게 뜨겁나요?

A.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디아놀라 심슨 대학이라는 곳에서 12시부터 유세를 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 가봤더니 상황이 어떠냐면 눈이 정말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체감 온도가 영하 35도 밑으로 떨어질 정도였고요. 그런데 7시부터 주민들이 와서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이게 행사 자체는 실내에서 했지만 줄 설 때는 야외였단 말이죠. 5시간 전부터 와서 줄을 섰다는 게 이게 보통 정성 갖고는 되지 않는 일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실히 인기가 있고 열성 팬들이 있다는 거죠.

트럼프 지지하는 사람들을 여러 명 만나봤는데 그들의 메시지는 간결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슈에 많이 집중을 하고 있었거든요.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 미국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믿음이 있는 것 같고요. 또 국경 문제와 관련해서 이민자들을 어떻게 하겠다, 어떤 정책을 내겠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는 '쫓아내겠다, 국경을 봉쇄하겠다, 막겠다' 이런 식으로 미국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서 말을 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그런 간결한 메시지를 (유권자들이) 받아들이고 또 그것 때문에 지지하고 그런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벌런|아이오와 공화당원
외국 지도자들과 당당히 맞섰고, 외교정책은 경이로웠고, 경제정책도 훌륭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독립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Q. 아이오와 경선, 왜 주목했나요?
A. 아이오와 코커스는 사실은 실탄적 의미 그러니까 숫자로서의 의미는 크지 않습니다. 전체 공화당 대의원 수가 2,400여 명쯤 되는데 아이오와에 배정된 대의원 수가 40명이에요. 전체 득표에는 크게 티가 나지 않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아이오와는 첫 경선이라는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여론조사 백날 하는 것보다 실제 투표함을 열어봤더니 이렇더라 하는 효과가 매우 큰 거죠. 그래서 이후 경선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큽니다. '역시 트럼프가 대세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2~3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에게는 '차이가 너무 큰데, 안 되겠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오히려 격차가 좀 좁혀졌다면 '야 이번에 바람 부는 거 아니야' 이런 기대를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전대미문 냉동고 선거

Q. 날씨가 중요한 변수가 될 거다 그런 보도도 많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많이 추웠어요?
A. 말도 못하게 춥습니다. 얼마나 추웠냐면 우리 냉장고의 냉동고가 영하 20도로 대부분 맞춰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영하 20도보다 훨씬 10도 이상 추웠습니다. 냉동고 속에 들어가는 게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거죠.
김용태 특파원 (1/15 취재 당시 현장)
영하 21도, 체감기온 feel like는 영하 31도입니다. 여기 보시면 니키 헤일리가...아우 추워, 니키 헤일리 전 대사의 푯말이 가장 많고요. 아우 추워. 더 이상 못하겠네요. 말을 못하겠네요 진짜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정말 매서운 추위였고요. 춥다, 집에 들어가고 싶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내 몸이 얼고 있다, 여기서 빨리 탈출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정말 실감나게 느껴지는 그런 혹한 북극 한파, 강추위였습니다. 저는 일요일 날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토요일 날 당초에 출발하려고 했던 이곳 워싱턴 DC 한국 기자들 중에는 비행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못 간 기자들도 있었고요.

Q. 코커스라는 게 일반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하잖아요. 어떻게 진행이 되는 거죠?

A. 네 코커스는 쉽게 얘기하면 지역 당원 투표입니다. 일단 이번 주 월요일에 아이오와 코커스가 있다 그러면 한 일주일 전부터 후보들이 그 동네를 누비고 다닙니다. 유권자들도 만나고 당원들 대상으로 연설도 하고요. 이렇게 스킨십을 넓혀가면서 지지를 호소하게 되고요.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저녁 7시에 지정된 장소로 모입니다. 아이오와 지역의 1,600여 개 선거구가 있는데 그중에서 한 700여 개 투표소에 모이는 겁니다. 모여서 지지 후보별로 연설을 합니다. 그러니까 후보가 나오는 건 아니고요. 당원들 중에 지지 연설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동네 반상회 하듯 서로 자기 후보가 더 낫다 지지 연설을 하고 투표를 합니다.

투표를 하면 투표 용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 투표 용지를 아주 작은 투표소, 얘기를 들어보니까 모자를 벗어서 이렇게 걷어서 개표를 하고요. 웬만큼 큰 투표소도 이제 박카스 박스 같은 종이박스를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투표함을 걷어서 개봉을 하는 거죠. 우리 같이 기표소가 따로 있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대신 결과만 중앙으로 앱을 통해서 전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연설이 끝나고 나면 투표를 하고 그 결과를 바로 공개하는 방식인데 공교롭게도 제가 갔던 아이오와 코커스 현장에 후보가 직접 왔습니다.

Q. 후보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있었다고요?

A. 갑자기 막 현지 지역 방송사, 지역 언론사들이 몰려드는 겁니다. 누군지는 안 보였거든요. 이렇게 빙 둘러싸고 있어서. 한국 방송사 중에는 저밖에 없었는데 일단 SBS 파란 마이크를 들이밀고 한참 이렇게 보고 있었어요. 굉장히 낯이 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자꾸 자기 아빠 얘기를 하는 겁니다. '마이 파더' 이러면서 얘기를 하길래 자세히 봤더니 트럼프 대통령 아들 트럼프 주니어더라고요. 자기 아빠의 사법 리스크는 거짓말이고 니키 헤일리 후보에게 투표하면 안 되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장남
세계사의 모든 전쟁에 끼고 싶으면 니키 헤일리에게 투표하세요.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면 선택은 분명합니다. 트럼프입니다.

아주 근거리에서 트럼프 주니어 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참 새롭다 이런 느낌을 갖고 이제 취재를 그만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니키 헤일리 후보가 나타난 겁니다.
니키 헤일리|공화당 경선 후보
저는 (유엔 대사일 때) 강한 미국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 유엔 대사인 저는 보여줬습니다.

니키 후보 본인이 나와서 연설을 하니까 또 좀 실내가 술렁거리지 않겠습니까? 근데 저는 그때 사실 니키 헤일리 후보가 연설할 때 트럼프 주니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가지고 제 핸드폰을 꺼내가지고 찍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가 다리를 꼬고 앉아서 니키 헤일리 후보를 이렇게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는데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헤일리 후보가 경호를 받으면서 싹 사라지고 나니까 트럼프 주니어가 기다렸다는 듯이 딱 일어나가지고 한마디를 또 하더라고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장남
트럼프는 완벽한 답입니다. 유일한 답입니다. 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원래는 그런 모습이 잘 없다고 하는데 제가 운 좋게도 아주 재미있는 정치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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