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SNS 좀 적당히 하지…” 바우어 뒤늦게 석고대죄, 일본어로 장문의 사과문
[OSEN=백종인 객원기자] 트레버 바우어(33)가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SNS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데일리와 닛칸 겐다이 등 일본 매체들은 22일 ‘바우어가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일본 팬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바우어는 자신이 (영어로) 작성한 글을 지인에게 부탁해 번역했다며, 일본어로 된 사과문에서 다음과 같이 자초지종을 밝혔다.
‘모든 일본인들이 상처받은 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사고는 끔찍한 비극이었으며, 무고한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해 나 자신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다만, (법정 구속으로) 아버지와 헤어지게 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았다. 마침 그들이 다저스 팬이라고 해서 그렇게 됐다(그런 문구를 올리게 됐다).’
바우어는 이어 ‘이 사건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는 미국과 일본이 크게 다른 것 같다. 그럼에도 내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느낀다. 일본 사람들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나는 일본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일본과 일본인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바우어는 외교 문제로 미국과 일본을 뜨겁게 달군 미 해군 중위 릿지 알코니스의 송환 사건을 전하는 뉴스에 ‘웰컴 홈 릿지(Welcome Home Ridge!)’라는 댓글을 달아 일본인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알코니스 중위의 석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여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이로 인해 바우어에 대한 비난이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어났다. 관련된 게시물의 조회수가 100만 건을 넘겼으며, 대부분은 강하게 질타하는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인들의 입장에서는 배은망덕이라는 말을 떠올릴 법한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퇴출 당해 오갈 데 없는 신세를 받아줬더니, 이제 와서 은혜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문제의 사건은 2021년에 일어났다. 알코니스 중위가 후지산 트래킹을 마치고 자신의 차로 귀가하던 중 사고를 일으켜 2명을 숨지게 했다. 검찰은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으며, 법원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알코니스는 “고산병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 생긴 사고”라며 1심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도쿄 고등재판소에서는 이를 기각했다. 이로써 형이 확정되며 2022년 9월 법정 구속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가족들의 구명 운동이 미국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급기야 정치권에서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공화당의 강경파인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주도적으로 나서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와중에 마이크 리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조롱하는 듯한 SNS로 일본 여론을 자극하기도 했다.
결국 정치적인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일본이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알코니스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는 1년여 잔여 형기를 캘리포니아 주립 교도소에서 마치도록 하는 조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송환 후에 한 달도 안 된 지난 13일 가석방 조치로 알코니스를 풀어줬다. 이로 인해 일본 여론이 들끓었고, 이 시점에서 바우어가 ‘웰컴 홈 릿지(Welcome Home Ridge!)’라는 멘션을 올린 것이다.
여러 기행 탓에 골칫거리로 불리는 바우어는 특히 SNS와 관련된 문제가 많다. UCLA 시절부터 앙숙인 투수 게릿 콜을 직격하는 글(2018년)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회전수가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파인 타르 덕이다. 그게 스테로이드 보다 효과가 뛰어나다’라는 저격 글을 올린 것이다.
또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놓고도 자신이 너무 낮다고 시비를 붙었으며(2018년), 친정 팀 포수(D백스 미겔 몬테로)를 디스하는 랩을 직접 만들어 선보이기도(2016년) 했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여성 문제도 SNS에서 이뤄진 만남이 출발점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온라인 활동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주로 자신의 활동과 훈련 모습을 담은 X(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7만~60만, 유튜브 구독자가 68만 명에 달할 정도다. 이제는 이적할 때 아예 계약서에 자유로운 SNS 활동을 보장한다는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바우어는 지난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에서 뛰었으며, 올해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고 있으나 아직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 goorada@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