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풀타임, 대표팀…‘신데렐라’ 같았던 2023년과 그리고 2024년, 롯데 윤동희 “부담감은 독이 될 뿐, 생각을 비울래요”[스경X인터뷰]
롯데 외야수 윤동희(21)는 지난 시즌 ‘신데렐라’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야탑고 출신으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동희는 그해 1군에서 4경기를 뛰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자신의 이름을 리그에 널리 알렸다.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등을 기록하며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게다가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막차를 타 금메달을 이끌었고 11월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하며 두 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윤동희는 이제 본격적인 1군 2년차를 맞이한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를 경계해야할 때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2년차를 맞이하는 선수들에게 “정말 준비를 잘 해야한다”며 거듭 강조하곤 했다.
윤동희는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지울 수 있도록 다음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12월 중순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1월에는 거의 운동만 하고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신을 향해 커진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윤동희도 처음에는 그런 부분들에 부응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비우는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윤동희는 “나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구단이나 팬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라던가 좋은 선수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를 생각해보면 마음을 편히 가지고 개막을 맞이한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희가 말하는 ‘편하다’라는 것은 단순한 의미가 아닌 마음 속을 비우는 것이다. 어떤 생각들이 자신에게 독이 되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윤동희는 “신인 때 입단할 때는 내야수로 들어왔다. 그런데 ‘입스’에 팔꿈치 통증까지 겪으면서 결국 수비 위치를 외야수로 바꾸게 됐다”라며 “그때 심리적으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생각해보면 스스로를 못 믿었다. 걱정, 잡생각에 시달렸다. 그러다보니 동작도 둔해지더라”고 돌이켜봤다.
지난 시즌에 대해서는 ‘운도 따랐다’고 자평했다. 윤동희는 “나중에 기록도 보니 빗맞은 안타도 많더라”면서도 “운도 실력이라고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증명을 해야한다.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잘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좀 더 정교한 플레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1군에서 살아남으려고 공을 맞추기만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원래 스윙도 안 나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올해 장타도 늘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독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 상황에 이끌려가기보다는 내 스윙을 제대로 하고 싶다. 그렇게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포커스를 두겠다”고 했다.
수비 역시 스스로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윤동희는 “수비도 감각적으로 처리하는게 많았다”라며 “신인 때는 내야수여서 외야로 그렇게 많은 경기를 나가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디테일하게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윤동희가 이같이 겨울을 준비하는 건 스스로를 증명해야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팀을 위함이다. 그는 “항상 팀 성적을 먼저 생각하고 했다. 팀이 잘 되어야 나도 잘 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는 전반기까지는 가을야구 희망을 높였다가 결국 7위로 마무리하며 아쉽게 시즌을 끝냈다. 윤동희는 “올해는 꼭 가을야구를 가보고 싶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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