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경보 하얀 광주, 출근 차량들 빙판도로에서 '설설'

박기웅 기자 2024. 1. 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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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게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7시 광주 북구 문흥동의 버스정류장.

말바우시장 주변 북구청 방향 도로에서는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뒤따라오던 승용차량이 들이받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빚어졌다.

제설 작업에 나선 행정 당국은 광주 501개 노선 649㎞, 전남 130개 노선 1838㎞ 구간에 제설제 2798t(광주 647t·전남 2151t)을 뿌려 도로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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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쏟아지자 서둘러 출근 채비
상습 정체구간은 빨간 후미등 행렬
지선도로에서는 추돌사고 우려 상황도
광주·전남, 도로통제·제설제 살포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광주 북구 문흥동 문흥고가가 출근길 정체 상황을 보이고 있다. 2024.01.23.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박기웅 이영주 김혜인 기자 = "더 늦게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7시 광주 북구 문흥동의 버스정류장.

쏟아지는 눈발을 헤치고 출근 채비를 갖춰 나온 시민들은 시린 볼을 비비며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눈 탓에 평소보다 이른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수심이 가득했다.

오지 않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구르는가 하면, 눈앞을 가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검정 아스팔트 노면은 밤사이 바삐 움직인 제설차량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금세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광주 북구 문흥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시내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2024.01.23. leeyj2578@newsis.com

얼고 녹기를 반복한 도로는 이내 빙판으로 변해 출근길 큰 장애물이 됐다.

평소 교통정체가 잦은 버스정류장 주변 고가도로 상황은 눈발 속에 더욱 심각해져갔다.

빙판길 위를 오가지 못하는 빨간 후미등 행렬이 고가도로 너머 끝없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극심한 정체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간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주변 대로에서도 차량들의 거북 행렬이 이어졌다.

시속 60㎞ 제한속도 구간에서 20㎞로 서행하며 가고서기를 반복했다. 우회전 차량은 갓길에 쌓인 눈에 바퀴가 파묻혀 한동안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꼬리물기도 이어지면서 직진하는 차량과 좌회전 차량이 뒤엉켜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렸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도로에서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2024.01.23. pboxer@newsis.com

아직 제설이 이뤄지지 않은 도심 지선도로에서는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속출했다.

북구 우산동 우산공영주차장 주변 삼거리에서는 운전자가 무단횡단자를 발견, 급제동하면서 눈길에 3m 가량 미끄러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말바우시장 주변 북구청 방향 도로에서는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뒤따라오던 승용차량이 들이받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빚어졌다.

출근길 시민들은 잦은 눈소식에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은영(43)씨는 "새벽시간 대설경보가 내려졌다는 문자를 보고 부랴부랴 출근 준비에 나섰다"며 "지난해 말 눈소식 당시에도 일찍 출근길에 나섰지만 지각하기 일쑤였다. 눈이 너무 잦은 것은 아닌지"라고 했다.

최진석(55)씨도 "평소같았으면 눈이 아무리 많이 와도 자가용을 끌고 나오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려 한다"며 "유독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광주지역에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다. 부다 눈길 사고가 없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광주 남구 한 주택가에서 주민이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2024.01.23. hyein0342@newsis.com

광주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30분을 기해 광주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격상했다. 목포·나주·담양·곡성·장성·화순·보성·장흥·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진도·신안(흑산면 제외) 등 전남 16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곳곳에는 교통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내버스 11개 노선이 우회·단축 운행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도로 7곳이 통제됐으며 여객선도 53항로 83척 중 48항로 69척이 악천후 속 운항을 취소했다. 무등산과 내장산, 월출산, 다도해 등 일부 국립공원 입장도 통제됐다.

제설 작업에 나선 행정 당국은 광주 501개 노선 649㎞, 전남 130개 노선 1838㎞ 구간에 제설제 2798t(광주 647t·전남 2151t)을 뿌려 도로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눈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광주소방본부에 접수된 폭설 관련 신고 출동은 총 9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눈길 차량 단독사고 3건(모두 경상), 보행자 낙상 사고 5건, 고드름 제거 1건 등이다. 전남에서는 눈으로 인한 시설물 붕괴·농수산물 피해 등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오는 24일 오전까지 광주와 전남 서부권에 5~15㎝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곳은 20㎝ 이상의 눈이 내리겠다. 전남 동부권 역시 2~8㎝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광주 남구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눈길 속 발걸음을재촉하고 있다. 2024.01.23. hyein0342@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pboxer@newsis.com, leeyj2578@newsis.com,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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