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미술 셋방살이 해와… ‘20세기 미술관’ 설립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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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미술과 동시대미술 사이에서 근대미술은 셋방살이를 해왔어요. 소장품 구입, 학예인력 구성 등을 보면 근대가 가장 취약한 건 명확해요. 이중섭과 장욱진 말고도 발굴할 가치가 있는 작가와 미술사조가 많은데 묻히고 있는 거죠."
1990년대부터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주장해온 최 소장이 김미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김복기 경기대 교수, 홍지석 단국대 교수 등 각 지역 미술사학자들과 함께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위한 전국연구자포럼'을 결성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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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장욱진 외 작가 많아
근대미술사조 가치 주목해야”
“고전미술과 동시대미술 사이에서 근대미술은 셋방살이를 해왔어요. 소장품 구입, 학예인력 구성 등을 보면 근대가 가장 취약한 건 명확해요. 이중섭과 장욱진 말고도 발굴할 가치가 있는 작가와 미술사조가 많은데 묻히고 있는 거죠.”
미술사가 최열(68·사진) 인물미술사연구소장은 22일 문화일보와 만나 한국 근대미술사의 현주소를 셋방살이에 비유했다. 고전미술은 국립중앙박물관, 동시대미술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다루는 것과 달리 근대미술은 눈칫밥을 먹느라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단 것이다. 한국 근대미술 연구자인 최 소장은 이를 한국미술 전체의 손해라며 “이러고선 정작 한국은 내세울 만한 큰 근대 작품이 없다고 하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국립근대미술관은 최근 미술계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이슈다. 1990년대부터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주장해온 최 소장이 김미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김복기 경기대 교수, 홍지석 단국대 교수 등 각 지역 미술사학자들과 함께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위한 전국연구자포럼’을 결성하면서다. 지난 19일 열린 창립기념 포럼엔 100여 명의 미술계 인사가 모여 국립근대미술관의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근대는 공백의 미술사다. 애당초 근대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1950년대부터 근대미술관 설립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근대미술의 범주와 시대 구분에 대한 학계의 논의는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복잡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근대와 현대를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 소장은 “근대를 언제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 미술계의 반성이 필요하다”며 “근대를 20세기로 두고 중세와 근대, 근대와 현대 사이에 중첩되는 경계는 교류 지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계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구분하기 애매한 근대와 현대를 나눠 이혼하는 모양새를 보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여러 분관체제를 구축한 만큼 근대미술 전시·연구·수집 기능도 포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실제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주로 근대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최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근대미술관 설립 목소리와 연구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영문명이 내셔널 뮤지엄 오브 모던 앤드 컨템포러리 아트(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roraty Art)로 근대와 현대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근대미술을 다루는 학예연구 인력이 턱없이 적다 보니 덕수궁관은 연구·소장 기능이 거세되고 전시만 하는 갤러리가 됐다”며 “근대미술은 동시대미술과 다르게 크리틱(비평) 관점이 아닌 히스토리(역사)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근대미술관을 만든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과 선을 긋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한국미술이라는 큰 지붕 아래에 서로 정체성과 기능을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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