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커스 - 당원, 프라이머리 - 일반인도 참여… 16곳 경선‘슈퍼화요일’ 주목[10문10답]

김남석 기자 2024. 1. 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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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美대선 A to Z
50개주 중 5~7개주만 코커스
나머지 주는 프라이머리 방식
공화, 경선 초반 트럼프 선두
7월 15~18일 전당대회 개최
민주, 내달 3일부터 경선 시작
8월 19~22일 최종후보 지명
11월 5일 대선은 승자독식제
간접투표로 州선거인단 싹쓸이
538명 중 270명 확보땐 당선
그래픽 = 권호영 기자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2024년 미 대통령선거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약 10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시작했다. 민주·공화 양당은 6월까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공식후보를 결정한 뒤 11월 5일 대선에서 맞붙는다. 세계 대다수 국가는 직접투표를 통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지만 연방 국가로 출발한 미국은 주별 선거인단을 뽑은 뒤 간접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정당별로 주별로 경선 방식도 선거 과정도 제각각이어서 복잡하기로 악명높은 미국 대선에 대해 알아본다.

1. 미국 대선 주요 일정

미국 대선은 크게 민주·공화 양당이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각 당 후보가 맞붙는 본선으로 나뉜다. 15일 아이오와에서 경선을 시작한 공화당은 23일 뉴햄프셔, 2월 8일 네바다·버진아일랜드,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의 초반 일정이 이어지고 ‘슈퍼화요일’(Super Tuesday)로 불리는 3월 5일 16개 주·지역에서 경선을 치른다. 이후 같은 달 12일 조지아주 등 4개 주, 19일 플로리다 등 5개 주, 4월 2일 뉴욕 등 5개 주 경선이 이어진다. 민주당은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공식 경선 일정의 시작이다. 같은 달 6일 네바다, 27일 미시간 등을 거쳐 역시 3월 5일 16개 주·지역에서 경선이 치러지고 이후 공화당과 유사한 일정이 이어진다. 경선을 마친 양당은 공화당이 7월 15∼18일, 민주당이 8월 19∼22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각 당의 대선후보를 지명한다. 이후에는 9∼10월 3차례 공식 TV토론 등의 선거운동에 이어 11월 5일 대선이 치러진다.

2.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란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2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중 어떤 것을 택하는지는 각 주의 선택에 달렸다. 먼저 코커스는 각 당이 주최하는 당원대회를 의미한다. 사전 등록된 18세 이상 당원만 참가할 수 있다. 당원들은 코커스 당일 정해진 시간에 행사장에 모여 후보 지지연설·토론을 거친 뒤 공개 혹은 비공개 투표를 진행한다. 당원대회인 만큼 적극적 지지층이 있고 조직표가 많은 후보자가 유리하다. 각 당이 아닌 주 정부 산하 선거관리기구가 관리하는 프라이머리는 당원은 물론, 당적이 없는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주는 등록된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 프라이머리를 채택하고 있다. 일반선거와 마찬가지로 행사 당일 일과시간 중 아무 때나 지정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하면 된다. 프라이머리는 코커스보다 당원 외 참가자 폭이 넓은 만큼 전체 민심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어 전체 50개 주 가운데 공화당 7개 주, 민주당 5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들은 모두 프라이머리를 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트럼프타워를 나오다 지지자들에게 주먹 쥔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3. 경선 하이라이트, 슈퍼화요일

슈퍼화요일은 대선 경선 일정 가운데 가장 많은 주·지역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날로 보통 대선이 열리는 해의 3월 첫째 주 화요일을 뜻한다. 올해는 3월 5일이 슈퍼화요일이 됐다. 양당 모두 미 50개 주 가운데 인구 1·2위인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비롯해 16개 주·지역에서 경선이 예정돼 있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 전체 대의원 중 3분의 1이 넘는 36%가량이 이날 경선 결과에 따라 각 후보에 배정된다. 이에 따라 슈퍼화요일에 승리를 거머쥔 주자가 사실상 각 당 대선후보로 굳어지고 군소 주자들은 사퇴 릴레이가 이어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경선 초반 고전했으나 슈퍼화요일에 14개 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결국 대선후보가 돼 백악관에 입성했다. 미국의 각종 선거는 슈퍼화요일을 비롯해 대선일 등 화요일에 집중됐는데 건국 시기인 18세기 예배 및 농사 관련 일정을 제외한 결과로 알려졌다.

4. 민주·공화당의 대의원 분배 방식

민주·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은 주별 득표율에 따라 후보들에게 대의원이 배분된다. 민주당은 경선결과를 바탕으로 15% 이상 득표 후보만 대의원을 얻는 ‘15% 득표율’을 따른다. 코커스에서는 득표율 15% 미만 후보 지지자들에게 2차 투표 기회를 주고, 프라이머리는 15% 이상 후보 득표율을 합쳐 100%로 환산한 뒤 다시 득표율에 따라 나눈다. 공화당의 대의원 배분방식은 주마다 다르다. 최저득표율 기준을 두는 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주도 있다. 후보별 대의원 배분도 주마다 1위가 대의원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 득표율에 따라 분배하는 비례배분 등 다양하다. 각 당 대의원은 경선 결과에 따라 배분돼 특정 후보 지지를 서약한 선언대의원(일반대의원)과 당 주요 인사로 구성된 비선언대의원(슈퍼대의원)으로 다시 나뉜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이 선언대의원 3788명, 비선언대의원 744명 등 4532명이고, 공화당은 선언대의원 2325명, 비선언대의원 104명 등 2429명이다.

5. 각 당 전당대회 역할

민주·공화 각 당의 대선 경선 결과는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이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각각 7월 15∼18일(공화)과 8월 19∼22일(민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대선 본선에 나갈 후보를 지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당의 공식후보가 된다. 공화당은 올해 전당대회를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치르지만 민주당은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키로 했다. 전당대회는 정·부통령 후보 지명뿐 아니라 당의 미래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행사이자 축제다. 보통 나흘간 치러지는 전당대회는 첫째 날 행사 개시 및 기조연설, 둘째 날 정강·규칙 논의 및 결정, 셋째 날 대선후보 지명, 마지막 날 후보수락 연설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양당의 전당대회는 관례에 따라 야당이 먼저하고 여당이 나중에 개최한다. 이에 따라 올해 대선에서도 공화당이 7월,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치른다.

6. 대선 본선 방식

미국 대선은 4년에 한 차례 11월 첫째 월요일의 다음 날인 화요일에 치러진다. 올해는 11월 5일이다. 미 대선은 유권자 직접투표가 아닌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아 승자가 가려지는 간접투표 방식을 채택했다. 올해 선거인단 투표는 12월 17일이지만 이들을 뽑는 투표가 11월 5일이고 각 당 주요 당원들 가운데 뽑히는 선거인단이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만큼 11월 5일이 사실상 대선일로 불린다. 미국은 주별로 단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는 승자독식제(Winner-takes-it-all)를 채택하고 있다. 네브래스카·메인주만 주 전체 최다득표자가 상원의원 몫인 선거인단 2명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하원 선거구별로 최다득표자가 선거인단 1명씩 가져가는 예외적 방식이다. 총 538명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선에서 최종 승리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대사가 22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한 선술집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 참석해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와 손을 맞대고 있다. AFP 연합뉴스

7. 대선 간접선거제 채택 배경

미국 헌법 2조 1항은 대통령 임기·출마자격 등과 함께 주별로 규정한 방식에 따라 뽑힌 선거인단을 통해 정·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투표제를 규정해 놓았다. 언뜻 민주주의에 반하는 방식으로 보이지만 건국 당시 연방의회나 주 정부가 정치 상황이나 교통 불편 등을 들어 임의로 유권자 뜻에 반하는 대통령을 뽑는 상황을 막기 위한 고심이 담긴 제도라는 평가다. 동시에 주별 독립성을 고려한 방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제는 미국 연방제도를 지탱하는 주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간접투표로 대통령을 뽑다 보니 2016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등 전체 유권자 표를 더 많이 얻어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변경 주장도 나오지만 개헌이 필요해 쉽지 않다. 또 선거인단 제도가 인구가 작은 주나 경합주 권리를 보호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8. 주별 선거인단 수는

주별 선거인단 수는 해당 주의 연방 상·하원의원 숫자와 같다. 연방 상원의원 숫자(100명)에 하원의원 수(435명), 주는 아니지만 워싱턴DC에 배정된 선거인단(3명)을 합쳐 모두 538명이다. 연방 상원의원 숫자는 주별로 2명, 하원의원은 인구비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주별 선거인단 숫자 역시 크게는 인구에 비례하는 셈이다. 50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는 전체 선거인단의 10%가 넘는 54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됐고 텍사스주(40명), 플로리다주(30명), 뉴욕주(28명) 등이 선거인단이 많은 주로 꼽힌다. 반면 알래스카주와 와이오밍주, 델라웨어주 등은 3명에 그친다. 올해 대선부터 2020년 시행된 인구조사 결과가 적용돼 일부 주의 선거인단 숫자가 변화했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몬태나주 선거인단이 각각 2명, 1명 증가한 반면 민주당 강세인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일리노이주는 각 1명씩 감소해 상대적으로 공화당에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9. 경합주 주목 이유

영어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불리는 경합주는 사전적 의미로 최근 대선에서 한 차례 이상 지지정당을 바꿨거나 전체득표율 차가 5% 미만인 주다. 단 한 표라도 앞선 후보가 그 주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는 승자독식제 특성상 인구가 많은 주가 아닌 경합주 득표 결과가 대선 승패를 판가름한다. 이에 따라 각 당의 선거운동 및 여론조사 등도 경합주에 집중된다. 과거 대선에서는 50개 주 가운데 10여 개가 경합주로 분류됐지만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경합주 숫자는 갈수록 감소세다. 미 주요 언론 및 선거분석매체를 종합하면 올해 대선에서는 조지아·네바다·위스콘신·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 등 7∼8개 주가 경합주로 분류된다. 글로벌 정치위험분석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지구촌 최대 위험요인으로 미 대선을 꼽으며 “미 대선이 전 세계 80억 인구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고작 몇 개 경합주 유권자가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했다.

10. 선거인단 과반 안 나오면

어느 후보도 ‘매직 넘버’로 불리는 선거인단 과반(270명 이상)을 얻지 못하면 대통령 선출 권한은 연방 하원에 넘겨진다. 미 수정헌법 12조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하원이 3인을 초과하지 않는 최다득표자 가운데 비밀투표로 대통령을 뽑는다”고 규정했다. 실제 1824년 대선 당시 앤드루 잭슨 후보가 일반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가장 많은 표를 받았지만 선거인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했다. 당시 하원은 미국 6대 대통령으로 잭슨 후보가 아닌 존 퀸시 애덤스를 택했다. 이 때문에 11월 5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하원 선거결과 역시 중요하다. 올해 당선된 하원들이 내년 1월 3일 의원선서를 하면 119대 하원이 공식 개원하는데 대선 선거인단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이들이 대통령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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