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지하창고 가득 마약이”…6000억원어치 적발한 이 나라
폭력단체 범죄가 잇따르면서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된 남미 에콰도르에서 20t(톤) 이상의 마약이 한꺼번에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의 양은 싯가로 6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에 따르면, 에콰도르 육군은 이날 중서부 로스리오스주(州) 빈세스 지역의 엘 라가르토 강 근처 바나나 농장에서 22t의 코카인을 발견했다.
군은 수개월간의 조사 끝에 이날 작전을 수행했으며, 150명이 넘는 군인들이 육로와 공중을 통해 투입된 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군은 “농장 아래 건설된 지하 창고에서 통제 대상 물질(마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창고에 도달할 때까지 길이 20m의 복도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며 “가로 8m·세로 6m·높이 2m 정도 크기 방 형태의 창고가 여러 개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유럽으로 마약을 보내기 전 거치는 집하 센터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마치 마약 밀매 영화나 드라마처럼 좁은 통로로 이뤄진 지하 창고를 만들어 상품(마약)을 숨긴 것”이라고 했다.
지하창고 안에서는 500포대의 자루가 발견됐다. 각 포대 안에는 절연테이프로 포장된 벽돌모양의 코카인 봉지 30개가 들어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자루에는 유럽 항공사 직인이 찍혀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 외에도 소총 11정, 칼, 5.56㎜ 구경 탄약 7000개, 통신용 무전기, 망원경 조준경 등이 발견됐다.
군은 “마약은 경비행기를 이용해 아시아, 유럽, 북중미 시장으로 수송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단 한 번의 작전으로 압수한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이라며 “전세계 마약 밀매의 작전적, 물류적, 재정적 능력이 크게 약화되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다니엘 노보아(36)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번에 압수된 마약의 가치는 시장에서 3억~5억 달러(약 4020억~6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보아 대통령은 ‘전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로, 취임 직후 마약밀매·폭력단체 척결에 나섰다. 그는 이달 초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내전 상태’임을 선언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주요 갱단 22곳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군과 경찰에 대테러 작전 수행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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