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견 논란에 업계 찬반양론…'비윤리적 vs 연구 위축 우려'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최근 사모예드 복제견 논란이 불거지면서 실험동물 복지와 윤리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동물실험에 직접 참여한 수의사들은 3R(대체·감소·개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도 복제견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23일 수의계에 따르면 세계 최초 복제견은 지난 2005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황우석·이병천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로 성공한 '스너피'다. 황철용 서울대 교수의 반려견 '타이'의 체세포 핵을 다른 개의 난자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아프간 하운드 종의 스너피는 10년을 살다 2015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김민규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팀은 2017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반려견 '벤지'의 체세포로 개 복제에 성공한 바 있다.
기존 복제견은 연구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모예드 복제견은 상업용 복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1마리의 복제견을 생산하기 위해 여러 마리의 개들이 희생된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
반려견의 체세포를 제공해 복제견을 탄생시킨 황철용 교수는 "개들이 고통을 겪는 것은 팩트"라며 "과학적인 목적이었지만 스너피를 만들 때도 도사견과 같은 개들이 희생됐다. 상업적 목적으로 개를 복제한다는 것은 굉장히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의피부학 학술저널 'Veterinary Dermatology'에 공개된 '알로페시아 X'를 앓고 있는 포메라니안 복제견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한국의 회사에서 탈모증인 알로페시아 X를 가진 개를 복제했더니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증례(질병 치료 사례) 보고가 있다"며 "이런 유전 문제가 있는 개를 마구잡이로 상업적 복제에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복제견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같은 질환에 대해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나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단순히 개인의 요청에 따라 문제 증상을 가진 동물을 아무 기준 없이 복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복제견 실험에 참여한 바 있는 또 다른 수의사는 복제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복제 연구가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수의사는 "체세포 복제를 할 때 알려진 것만큼 개들의 고통이 극심하거나 많은 개가 희생되지는 않는다"며 "마취를 한 상태에서 중성화 수술 정도의 고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아지 복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권위 국가이고 질병 연구의 목적이 있는데 비윤리성을 띤다고 해서 무조건 사장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며 "복제 비용이 8000만원~1억원까지 들기 때문에 사실 상업적으로 진행하기는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불가피한 실험이라면 전문가가 참여해서 제대로 해야 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복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연간 1만 마리 이상의 실험동물을 보유한 기관은 전임수의사를 두도록 돼 있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동물실험이 당초 승인된 계획대로 실시됐는지 감독해야 한다.
현재 동물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수의사는 "요즘은 마우스(실험쥐)도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락사할 때 이산화탄소나 마취제를 활용하고 온라인 위령제도 지낸다"며 "실험에 동원된 개들은 실험 종료 후 입양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보호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많은 기관에 전담수의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동물을 잘 아는 전문가가 꼭 필요한 연구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험동물 복지와 윤리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모예드 복제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수의사는 "동물실험은 어떤 형태든 고통을 수반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동물복제를 포함한 모든 동물실험은 윤리적인 방법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볼 수는 있다. 3R 원칙에 따라 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대체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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