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이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올해 최종후보에

이태훈 기자 2024. 1. 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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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2022년 그림 부문 수상… 글 작가 최종후보는 처음
4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서 수상자 발표
‘유진과 유진’(2004),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 등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을 써온 이금이(62) 작가가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이하 ‘안데르센상’)의 올해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shortlist)로 선정됐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지부

‘유진과 유진’(2004),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 등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을 써온 이금이(62) 작가가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이하 ‘안데르센상’)의 올해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shortlist)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선 이수지 작가가 2022년 안데르센상 그림 작가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 상의 글 작가 부문 최종후보에 한국 작가가 오른 것은 이금이 작가가 처음이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IBBY는 33국에서 추천한 59명의 작가 가운데 글 작가(authors) 부문에 한국의 이금이 작가를 포함해 브라질,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 등에서 6명을 선정했다. 그림 작가(illustrators) 부문에는 중국, 폴란드, 브라질, 스페인, 캐나다, 칠레 작가 총 6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을 기려 1956년 제정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문학상. 2년마다 아동문학 발전에 공헌한 글·그림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 수상자는 오는 4월 8일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발표된다.

이금이는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1984)으로 데뷔한 뒤 당대의 어린이·청소년의 삶과 현실을 반영하면서 끊임없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너도 하늘말나리야’(1999)는 평화로운 농촌 사회를 배경으로 가족 결손 문제를 다뤘고, ‘유진과 유진’(2004)은 서로 의지하며 유년시절 성폭력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제 강점기를 그린 역사소설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2016)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두 소녀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해 2020년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로 추천됐다. 이후 펴낸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은 일제 강점기 고향을 떠나 먼 하와이에 이주하여 정착한 세 여인의 삶을 통해 ‘낯선 나라에 뿌리 내리는 전 세계 이주민들과 너른 공감대를 형성할 만하다’는 평을 받았다.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서울시뮤지컬단

‘유진과 유진’,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국내 창작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이금이 작가는 IBBY에 제출된 포트폴리오의 인터뷰에서 “모든 위대한 문학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린이 문학 역시 어린 독자의 현실과 삶을 반영하는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반영하는 이야기나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은 어린 독자들도 마찬가지”이고 “장애가 있거나, 제 역할을 못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 독자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바로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도 했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지부(KBBY)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2월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작품의 스토리와 일부를 번역해 소개했을 때 그 가치가 잘 전달될지, 한국의 특수성을 드러내면서 외국 독자들에게도 보편적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등을 면밀히 검토했고, 이런 높은 허들을 모두 너끈히 넘는 작가는 바로 이금이였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또 “이금이의 작품은 주인공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존재감이 뚜렷하고 마치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감상하는 듯하다. 매력적 인간 드라마만큼 독자를 작품에 푹 빠지게 할 왕도는 없을 것”이라며 “최근 세계에 한국의 대중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금이의 작품과 인물들도 전 세계인과 만나 감동을 선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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