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도 감사를" 1년의 슬럼프를 극복한 '챔피언' 리디아 고의 마음가짐

반재민 2024. 1. 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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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영광을 뒤로 한 골프 천재 리디아 고, 2023년 그는 잠시 몸을 웅크리는 시간을 가졌다.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까지 단 두 걸음이 남았지만, 한 발자국을 떼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우승의 문턱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미끄러지는 대회도 있었고, 전반 라운드에서 선두를 유지하다가 후반 라운드에서 타수를 잃으며 순위가 밀리기도 했다. 그렇게 리디아 고는 다시 슬럼프에 빠지는 듯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리디아 고 역시 자신에 대한 의심을 하기도 했다. 거울의 자신을 보며 "내가 정말로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만 수십번 외쳤다던 리디아 고, 풀리지 않은 삶 속에서도 남편과 가족의 힘으로 부침을 점점 극복해나갔다.

그리고 2024년 개막전, 자신의 홈 그라운드나 다름없는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리디아 고는 웅크렸던 몸을 펴고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대회 3라운드까지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2위권과의 격차를 유지한 리디아 고는 타수를 잃지 않고 파 세이브를 해내며 안정적으로 마지막 라운드를 풀어나갔다. 이후 6번 홀과 9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차이를 네타 차이로 유지한 리디아 고는 비록 후반 홀에서 보기 두개를 기록했지만, 버디 두개도 낚아내며 타수를 잃지 않았고 끝내 1년 2개월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2022년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2개월 만에 LPGA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20승 고지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1포인트를 추가할 경우 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되어 명실상부한 LPGA의 전설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리디아 고가 또 한번 완벽하게 부활한 순간이었다.

우승이 결정되자 리디아 고는 전인지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오랜만에 얻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식을 모두 마무리하고 몬스터짐 카메라 앞에 선 리디아 고는 1년 2개월 동안 웅크렸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디아 고는 우승 소감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서 2타차 리드를 갖고 마지막 라운드를 할 수 있었는데 리드가 있다보니 마음을 편하게 칠 수 있었고 홈 코스라는 편안함이 있었다. 당연히 피니시 할 때에는 긴장했지만, 골프장에 대한 익숙함을 갖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편하게 마음을 먹기까지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힘들었던 과정에 대해 리디아고는 "특히 작년에 성적이 좀 안나왔기 때문에 내가 정말로 우승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라고 고백했다.

어두운 터널에 있었던 리디아 고에게 한줄기 빛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가을 펼쳐졌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 대회에서 리디아 고는 비록 마지막 라운드 역전을 허용하며 3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리디아 고는 이 대회가 자신의 슬럼프를 탈출할 수 있는 모멘텀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대해 "우승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좋은 성적도 있었고 우승을 거의 할 뻔했다. 그게 나에게 큰 모멘텀이 된 것 같다."라고 강조한 리디아 고는 "지난해 말에 이벤트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시합들을 더 열심히 임하면서 꾸준히 했던 훈련을 잘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믿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의 플레이스타일은 다소 공격적이다. 갤러리들이 보기엔 시원하지만, 위험 부담도 많이 따르는 경기 운영이다. 리디아 고 역시 "좀 더 안정적인 선수였으면 심적으로 편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믿었다. 자신만의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얻었을 때 얻는 뿌듯함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슬럼프 때에는 그런 스타일이 힘들더라고 슬럼프를 지나면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더 뜻깊게 느껴진 것 같다."라고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버리지 않은 이유를 이야기했다.

두 번의 슬럼프를 통해 마인드도 많이 성숙한 리디아 고였다. 티 박스에 들어설 때 생각하는 마인드 셋에 대해 "내 생각에는 항상 시합을 하기 전에 우승자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한 리디아 고는 "가끔씩 우승을 할 때 보면 나무를 맞고 나갈 수 있는 공이 맞고 들어올 때도 있고, 공이 홀 컵을 돌고 나올 게 들어가기도 하고 운도 가끔씩 따라주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가끔씩 내 힘 외에 다른 것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믿는 것 같아서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좋고 그 운명이면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진취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슬럼프를 겪고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리디아 고는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저는 하루의 목표를 언더파로 잡고 그게 1언더파든 6언더파든 상관없이 작은 것에 대한 감사를 느낀 것 같아요. 사소한 것에도 감사를 느끼며 모두들 화이팅 하세요."

사진,영상=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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