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IPO 안갯속… 휴이노, 기평 문턱 못 넘는 이유는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심전도 패치 개발사 휴이노가 2021년 IPO(기업공개) 작업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기술성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미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경쟁 상황이 IPO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당시 평가 기관에서는 휴이노의 매출 성장성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출이나 시장성 등을 평가하는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휴이노 관계자는 “기평이 기술성과 향후 시장성만 보는 것 뿐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 규모도 보는 기조로 바뀌었다”며 “올해 중으로 목표하는 매출이 나온다면 그 시점에서 기평을 다시 신청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심전도 패치 시장은 기술력보다는 판매사의 영업력이 점유율을 가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매출을 빠르게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패치 시장 1위 기업인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대웅제약(069620)이 판매를 맡고 있다. 씨어스의 현재 점유율은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의료기기 개발사 대표는 “씨어스에 투자한 대웅제약이 공격적으로 자신들 영업망을 통해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어서 다른 업체들이 점유율을 빼 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휴이노보다 3개월 앞서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는데, A, BBB 등급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도 완료한 상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검진기관인 KMI 한국의학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전도 패치를 통해 측정하는 부정맥 진단 기술은 의사들도 판독 가능한 기초 영역에 속하는 만큼 평가기관에서는 기술성보단 시장성을 더 중시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개발사 관계자는 “심전도 패치는 새로운 기술력은 아니다. 작은 기계로 심전도를 측정하는 기계도 워낙 많다”며 “의사들도 판독할 수 있는 초보적인 알고리즘이라서 평가 기관을 설득하려면 매출이 뒷받침되거나 시장점유율이 받쳐줘야 할 것”고 말했다.
휴이노가 꼽은 또 다른 경쟁 업체인 에이티센스는 이미 해외에 진출해 매출을 내고 있다. 에이티센스의 패치도 휴이노와 마찬가지로 14일 간 별도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없이 심전도 장기 측정이 가능하다. 에이티센스는 지난 2022년 8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부터 일본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됐다.
휴이노는 일찌감치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설립 2년 만인 2016년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확보한 투자유치 규모는 약 800억원에 달한다. 시리즈A 당시 유한양행(000100)이 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랐다.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3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2021년 3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 본격적인 IPO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휴이노는 3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IPO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수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회수) 일정도 미뤄지게 됐다. 현재 유한양행을 비롯해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시너지IB투자, 데일리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네오플럭스, 신한캐피탈 등 다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이노는 올해부터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이노 매출은 2022년 4억원, 지난해 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5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이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활동에 대한 결실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병원에 들어가고 있고 경쟁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병원에서도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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