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5세 최고 2루수, ML 세일즈 막 올랐다…KIA 나성범이 남긴 교훈과 다가온 ‘증명의 시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세일즈가 시작됐다.
키움 히어로즈가 김혜성(25)의 메이저리그 세일즈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혜성의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승인한 데 이어 8년차 최고연봉까지 안겼다. 김혜성의 올 시즌 연봉 6억5000만원은, 2019년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의 5억5000만원을 넘었다는 의미가 있다.
키움이 김혜성의 자존심을 팍팍 세워준 것이다. 연봉이 곧 선수의 가치라는 걸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KBO 최고 2루수, 탑클래스 중앙내야수임을 입증한 사례다. 이제 김혜성을 두고 구단이 도와줄 수 있는 마지막 장치는 포지션이다.
김혜성은 홍원기 감독에게 유격수 복귀 요청을 한 상태다. 그러나 이 영역은 엄밀히 말해 구단이 아닌 홍원기 감독의 디시전이다. 고형욱 단장도 이 부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홍원기 감독이 구단의 ‘김혜성 세일즈’ 방침을 따른다면 유격수 복귀 수순을 밟는 게 마침맞다. 유격수로 확실히 증명해야 메이저리그에서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미래도 소중하지만, 팀의 오늘과 내일이 더 소중하다. 감독이란 위치 자체가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여전히 2루수 잔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이지만, 선택을 내릴 때까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젠 사실상 구단이 김혜성에게 뭘 해줄 게 거의 없다. 김혜성을 보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늘 그랬듯 고척스카이돔을 찾으면 좋은 자리를 배정해주는 것 김혜성에 대한 미국의 문의가 있다면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것 정도만 남았다.
온전히 김혜성이 보여줘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의미다. 김혜성은 이미 철저히 개인훈련 중이고, 애리조나 스코츠데일과 대만을 오가며 컨디션을 올릴 전망이다. 2루수로 뛰든 유격수로 돌아가든,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최고임을 또 한번 증명해야 한다. 애버리지, 멀티 수비, 도루와 주루 등 자신이 잘 하는 분야를 잘 한 다음, 장타를 더 쳐주면 금상첨화다.
후반기에 적용될 가능성이 큰 피치클락과 주자견제 제한은 김하성에게 확실히 유리한 조건이다. 시즌 개막과 함께 적용될 시프트 제한 역시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특유의 발을 앞세워 리그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선수다. 올해 진정한 강점을 보여줄 수도 있다.
ABS 적응은 관심사다. 뚜껑을 열지 않았지만, 타자가 치기 힘든 코스의 공이라고 해도 KBO 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로 인정된다. 김혜성의 대응력을 지켜봐야 한다. 3할3푼대 초고타율을 한번 더 찍으면 사실상 검증은 끝난다.
한편으로 김혜성에 의해 소환된 나성범의 2019년 연봉이 5억5000만원이었다. 그런데 나성범은 2019시즌 도중 무릎 십자인대파열로 23경기 소화에 그쳤다. 결국 2020시즌 5000만원 삭감을 받아들여야 했다. 2020시즌 이후 포스팅에 도전했으나 실패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도 사실상 접어야 했다. 2021시즌 이후에도 메이저리그 구단의 신분조회가 있었으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나성범은 FA 자격으로 KIA와 6년 15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김혜성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부상이다. 이미 고형욱 단장은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요청 관련 면담에서 부상 없는 시즌을 당부했다. 절친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난 시즌 도중 발목 부상으로 아웃 됐음에도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만약 김혜성이 똑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후한 대접을 받을 것이란 보장은 전혀 없다.
희망적인 건 김혜성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가 내구성이라는 점이다. 2022년 9월3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주루하다 SSG 투수 김택형과 충돌, 왼쪽 중수골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20일만인 9월2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서 돌아왔다. 이 정도가 근래 부상에 의한 가장 긴 공백이었다. 작년에도 137경기에 나갔고, 2021년엔 144경기 모두 뛰었다. 2020년에도 142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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