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이가 다 해도 되니까…" 20년 차 최정의 한 가지 바람 '경쟁'…최다 홈런 도전은 영광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올해도 (노)시환이가 다 해도 되니까. 경쟁 구도였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 두 3루수가 치열한 타격 경쟁을 펼쳤다. 바로 SSG 랜더스 최정과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다. 최정은 지난 시즌 128경기 140안타 29홈런 87타점 94득점 타율 0.297 OPS 0.936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131경기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85득점 타율 0.298 OPS 0.929로 두 거포 모두 좋은 성적을 남겼다.
최정은 장타율 0.548로 노시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KBO 시상식에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당시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는데 "노시환이 3관왕을 할 수 있었는데 막판 부상을 당해 (장타율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노시환에게 미안하다. 내년에는 더 떳떳한 성적으로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시환 역시 최정을 향한 존중과 존경심을 보여줬다. 노시환은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를 차지했고 2023 KBO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생애 첫 황금 장갑을 품에 안았다. 당시 그는 "받을 줄 몰랐는데, 받게 돼 영광스럽다. 첫 골든글러브라 너무 행복하다"며 "최정 선배님께서 계셨기에 내가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최정 선배님을 넘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팬분들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전했다.
최정은 올 시즌에도 노시환과의 경쟁 구도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하지만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쳐 함께 나아가고 싶어 한다.
최정은 지난 2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Hall2에서 열린 '신규 BI(Brand Identity) 런칭 및 팬 페스티벌'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노시환과의 경쟁에 대해 "(노)시환이가 (골든글러브에서) 언급해 준 것은 감사의 의미로 예의상 해준 것 같다.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었는데, 언급해 줘서 기분 좋았다"며 "올 시즌도 바람은 이 구도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처지지 않고 후배와 경쟁했으면 한다. 시환이가 올해도 다 해도 되니까 이런 경쟁 구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엄청난 활약을 펼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도 KBO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최정을 꼽은 바 있다. 최정은 페디와 6번 맞대결을 펼쳤고 4타수 2안타 2사사구로 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페디가 언급해 준 것도 좋았다. 메이저리그 선수한테…"라며 "친 기억이 별로 없는데, 파울도 많이 치고 괴롭혔었던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은 최정의 20번째 시즌이다. 2005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해 20년 동안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최정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 생각 안하고 플레이하고 마인드 컨트롤하려고 한다"며 "그전에는 연차를 신경 안 썼는데, 20번째라고 의미를 부여하면 플레이가 이상하게 나올 것 같고 더 조심조심할 것 같다. 서른 초반에 힘이 많이 붙었는데, 그 마인드로 스프링 캠프부터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정은 데뷔 시즌에 1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2006년 12홈런을 시작으로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458홈런으로 KBO리그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했으며 통산 최다 홈런 2위다. 1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467홈런과 9개 차이다. 최정의 꾸준함이라면 올 시즌 대기록이 작성될 수 있다.
최정은 "제발 시즌 초반에 넘었으면 좋겠다. (단독 1위까지) 10개다. 2006년에 처음 두 자릿수 홈런 쳤는데, 당시 9개에서 10번째 홈런이 잘 안 터졌다"며 "대단한 기록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만약 25개를 쳐야 1위가 된다면 신경 안 쓸 텐데, 유일한 목표인 두 자릿수 홈런과 딱 걸려있다. 부담 없이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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