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웃은 SK, LG 제치고 시총 2위로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도형 2024. 1. 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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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상승, 이차전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엇갈린 희비에 SK하이닉스를 보유한 SK그룹주 시가총액은 전체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이차전지주 약세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보유한 LG그룹의 시총 순위는 3위로 밀려났다. 세계일보는 23일자 지면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세무조사로 추징한 증여세 탈루세액이 4년 만에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증여재산 가액이 커진 데다 편법·불법 증여 건수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는 소식도 전했다. 

◆SK 시총 2위로…‘반도체의 힘’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SK그룹주는 LG그룹주를 밀어내고 시총 2위로 올라섰다. SK그룹 내 가장 높은 시총을 가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반면 LG는 그룹 내 가장 높은 시총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이 이차전지 업황 악화로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2위 자리를 내줬다. LG그룹이 3위로 밀려난 것은 2022년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약 2년 만이다. SK와 LG그룹 시총 차이는 이날 종가 기준 10조원 넘게 벌어졌다. SK그룹주 시가총액은 172조원을 기록했고 LG그룹주 시총은 160조원으로 집계됐다. 1위는 삼성으로 623조원에 달했고 현대차(116조원), 포스코(72조원) 그룹주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강세와 이차전지 약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0.92% 오른 14만26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4만5400원을 찍으며 52주 최고가(14만3700원)를 뛰어넘었다.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주가도 이날 0.54% 오른 7만5100원을 기록해 약 2주 만에 7만5000원대를 회복했다.

국내 반도체주 강세는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4839.80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02%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 업체들의 성장세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강세는 연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온디바이스 AI’(기기에서 바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시장 개화에 따른 기대감에 더불어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 업체들의 AI 투자는 미래 경쟁력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주는 리튬가격 하락과 전기차 업황 부진 등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코스닥 시총 1위, 이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비엠이 10.95% 급락한 24만80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을 추정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전방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주요 배터리 고객사들의 양극재 구매 물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4분기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약 17% 낮다”고 진단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 대비 낮은 20만원을 목표주가로 유지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는 시장 상황과 경쟁업체들에 대한 평가를 감안하면 현저히 고평가된 상태”라며 “에코프로비엠 등 한국 양극재 업체들은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에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10개 상품 중 4개 상품은 이차전지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미래에셋의 ‘TIGER 2차전지 TOP10 레버리지’로 28%가 하락했다. 이 상품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주요 이차전지주를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 ETF’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도 각각 23%, 19% 급락했다.

◆증여세 세무조사 2000억원…2018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  

22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과세당국이 2022년 귀속분 세무조사를 통해 부과한 증여세액은 전년(1235억원)보다 816억원(66.1%) 늘어난 2051억원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18년 귀속분(198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증여세 세무조사 건수는 403건으로 집계됐다. 세무조사 건수는 전반적인 축소 기조에 따라 2018∼2021년 매년 감소했지만 2022년에는 전년(271건)보다 132건(48.7%) 늘면서 4년 만에 다시 400건을 넘어섰다.

증여세 추징액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198억원이던 증여세 추징액은 2019년 556억원, 2021년 1235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2022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세무조사 건당 부과세액도 2018년 4100만원에서 2019년 1억4146만원, 2020년 2억9937만원, 2021년 4억5571만원, 2022년 5억901만원으로 늘었다. 

증여세 세무조사 추징 건수·규모가 늘어난 것은 수년에 걸쳐 계속된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증여자산가액도 커졌고 결국 세무조사 추징액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증여 자체가 늘어난 점도 세무조사 추징액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2018년 14만5000건이었던 증여세 신고 건수는 2022년 21만5000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증여재산가액은 27조4000억원에서 37조7000억으로 늘었다.

증여 관계를 보면 부모와 자식 간 증여가 매년 전체 증여재산가액의 71∼75%를 차지해 가장 많다. 직계존비속을 중심으로 증여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세무조사 추징액도 증가한 것은 불법·편법을 동원한 꼼수 증여가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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