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후폭풍···리모델링·안전진단 단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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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에 대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1·10 대책' 발표 이후 리모델링과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혼란에 빠졌다.
급증한 공사비에 분담금 문제로 고심 중인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서 재건축 선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많은 1기 신도시에서는 노후도시특별법에 이어 1·10 대책 발표까지 발표되자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주장이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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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 까치마을 재건축 선회 목소리
1기 신도시도 사업동력 크게 약화
안전진단 비용 모금 마친 단지는
"이럴거면 왜 수억 걷었나" 불만
정부가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에 대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1·10 대책’ 발표 이후 리모델링과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혼란에 빠졌다. 급증한 공사비에 분담금 문제로 고심 중인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서 재건축 선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수 억 원의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마치고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한 단지들에서도 ‘안전진단을 괜히 했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 단지로 꼽힌 대치2단지에서 조합 해산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 방식에 반발한 주민들이 해임총회를 열기 위한 동의서를 징구할 예정이다. 앞서 대치2단지 주민 300여 명은 강남구청에 조합 해산 총회 소집을 거부하고 있는 조합에 행정 처분을 요구하는 민원을 강남구청에 제기했다. 이에 구청은 조합에 ‘조합 해산’을 권고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는 공문에 조합은 여전히 총회 소집을 거부하며 조합원 명부를 공개하지 않아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많은 1기 신도시에서는 노후도시특별법에 이어 1·10 대책 발표까지 발표되자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주장이 터져 나오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한 단지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에 대해서만 규제 완화를 발표하면서 리모델링 단지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리모델링을 선택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정부 대책에 맞춰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동의율이 50%가 넘었던 강남 수서동 까치마을은 그동안 재건축 동의율이 10%에 그쳤으나 최근 소유주들 사이서 재건축 선회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급증한 공사비는 사업 추진 동력을 약화하고 있다. 재건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공사비가 책정되는 데다가 향후 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송파구 거여1단지아파트는 사업성 문제로 주민 반발이 커지자 지난해 3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해산됐다. 송파구 풍납동 강변현대아파트도 최근 조합 해산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경기도 안양 평촌신도시의 은하수마을 청구·한양 아파트 등도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미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에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마치고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던 단지들에서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사업을 할 수 있는데 뭐 하러 수 억 원 규모의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두고 시끄럽다”며 “노후단지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단지별 사업 추진 속도에 민감한데 법 개정이 되면 재건축 사업의 여러 단계를 한꺼번에 추진할 수 있어 단지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밀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광명시 하안동의 한 노후 단지 소유주는 “수억 원의 안전진단 비용을 모금한 후 이제는 표본 세대를 모집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 속도는 더디다"며 “법 개정이 되면 우리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더뎠던 다른 단지들이 이런 과정 없이 바로 재건축에 돌입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소유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빠른 재건축을 위해 법 개정이 되는대로 추진위, 조합 설립에 나서야 하는 주장도 나온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재건축 추진 동력은 약해졌는데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소유주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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