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수탁 '뒷거래' 의혹 제기…업체선 "음해하려 지어낸 얘기"

박재원 기자 2024. 1.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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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눈썰매장 수탁 업체가 도내 자치단체에서 발주한 각종 행사를 수주하기 위해 평가위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뒷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의혹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치열하게 경쟁해 행사를 수주했지, 평가위원 간 뒷거래는 말도 안 된다"라며 "리베이트와 일정비율 수익을 보장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다 알 것이다. 그런데도 금품을 제공했다고 하니 음해하기 위해 지어낸 얘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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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 난 업체 관련 '평가위원 담합, 교수·공무원 연관설'도
해당 업체 "뒷거래 말도 안돼…입찰 떨어진 업체가 이슈 만들려"
24일 오후 4시18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보행통로 지붕 구조물이 무너져 당시 10여명이 깔렸다 구조됐다.(충북소방본부 제공).2023.12.24/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눈썰매장 수탁 업체가 도내 자치단체에서 발주한 각종 행사를 수주하기 위해 평가위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뒷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행사 대행업을 하는 A업체는 지난해 청주시 본청에서 행사 위탁 용역 3건(4억7700만원)을 수주했다. 방식은 시에서 무작위로 추첨한 평가위원회의 제안서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선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자치단체 행사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만의 '카르텔'?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A업체와 평가위원 간 뒷거래가 있고, 대학 교수와 공무원도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공무원이 제안서 평가위원회 모집 공고에 앞서 관련 내용을 미리 도내 한 대학 B교수에게 흘리면 그는 위원회 참가 자격이 있는 관광, 행사, 안전,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게 이를 전달한다. B교수의 인력풀은 도내 자치단체 공무원을 비롯해 5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2~3명이 평가위원으로 선정되면 심사 과정에서 이들끼리 담합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심사에서 최고 점수는 배제하는 점을 악용해 평가위원 1명이 사실상 버리는 최고 점수를 주면, 나머지는 차점을 부여해 특정 업체에 높은 점수를 몰아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와 크게는 30점정도 벌어진다고 했다.

행사 대행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가 쓴 결탁 의혹 글.

◇대가성 금품 의혹

심사 결과 높은 점수를 받은 A업체가 행사를 따내면 통상 대가성 금품이 오갔을 것이라는 게 제보자들의 전언이다.

B교수의 인력풀이 평가위원으로 선정되면 우선 해당 위원에게 수십만원을 지급한 뒤 행사대행사로 최종 선정되면 수백만원 상당을 현물로 추가 지급한다는 추정이다. 이어 전체 사업비의 일정비율은 B교수 몫으로 떼어준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평가위원 간 뒷거래 의혹은 다른 지역에서도 불거졌다. 지난해 충남의 한 자치단체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결탁 의혹을 주장했다.

해당 인사는 온라인상에 "평가위원 대부분이 한 업체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심사위원 2명이 특정 업체에 점수를 몰아주면서 꼴찌가 1위가 됐다"며 "일 년에 80회 넘게 심사에 참여하지만 보통 점수 차이가 15점 이상 나는 것도 드문데 이번에는 특정 평가위원이 점수를 몰아줘 30점 이상 벌어졌다. 결탁을 확신한다"고 글을 올렸다.

지역 업계에서는 A업체가 제안서를 작성한 뒤 다른 업체 명의로 입찰에 참여해 대행사로 선정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 제보 수차례

결탁 의혹에 대한 제보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시민감사관으로 활동했던 C씨는 "특정 업체와 평가위원, 그리고 특정 교수 간 뒷거래 제보를 최근 몇 년간 여러 번 받았다"며 "이를 감사관실에 전달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했다.

심사 결과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을 받는 B교수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제보도 있다. D씨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이 들어와 어쩔 수 없이 금품을 건넸다"며 "이미 업계에 소문이 파다하다. 특정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한 행사는 떨어질 것이 뻔해 참여를 꺼린다"고 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치열하게 경쟁해 행사를 수주했지, 평가위원 간 뒷거래는 말도 안 된다"라며 "리베이트와 일정비율 수익을 보장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다 알 것이다. 그런데도 금품을 제공했다고 하니 음해하기 위해 지어낸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행사뿐만 아니라 건축·건설 등 다른 분야에서도 입찰에 떨어진 업체는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한다. 이때다 싶어 이슈를 만들려 하는 의혹 제기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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