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햄프셔 경선 D-1] 트럼프 "새대가리 하락세" vs 헤일리 "트럼프 겁먹어"
트럼프, 헤일리 사퇴 압박 수위 높여…헤일리 "양자 대결" 지지층 결집 시도
(맨체스터<뉴햄프셔>=뉴스1) 김현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의 두 번째 결전지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막판 유세를 통해 표심훑기에 집중했다.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선 하차와 자신에 대한 지지 선언을 거론하며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전을 위해 뉴햄프셔에서 승리가 필요한 헤일리 전 대사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하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대일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 강도를 끌어올렸다.
양자대결 구도 형성 등으로 양측 지지층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모두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9시에 뉴햄프셔 라코니아에서 야간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엔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들의 참여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이 자신의 뒤로 결집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도 뉴햄프셔 유세 과정에서 통합과 단결을 강조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맨체스터 유세에서 "지금은 공화당이 하나가 될 때"라며 "우리 앞에는 매우 중요한 일이 있다. 우리가 단합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를 공격하기 위해 수억 달러를 낭비하는 대신 우리는 함께 힘을 합쳐 부패한 조 바이든을 물리치는 데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한 인터뷰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 경선에서 자신에게 패하더도 중도 하차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사람들에게 중도하차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지로 중도하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그는 그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뉴햄프셔에서 큰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새대가리(Birdbrain)는 하락세이고, 저는 상승세다. 저는 부패한 조(바이든)를 이기고 있고, 새대가리는 크게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가 민주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선 승리를 위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전날(21일) 밤 로체스터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여론조사는 믿지 말고 나가서 투표하라"면서 "우리가 더 크게 이길수록 11월 대선에 더 강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몸이 좋든 안 좋든 여러분은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유세에서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당시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40도였다고 거론, "아이오와는 여기를 따뜻한 곳으로 보이게 한다"며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역사상 아무도 얻지 못했던 숫자의 득표를 했다. 여러분은 기록적인 숫자로 투표를 할 수 있고, 11월에 우리가 집권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칼럼니스트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에 참석해 증언을 하려 했지만, 배심원과 자신의 변호인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가능성으로 인해 재판이 연기됐다.
이에 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오전부터 뉴햄프셔 곳곳을 도는 '저인망식 유세'로 막판 표심몰이에 집중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 살렘에서 마지막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오전 뉴햄프셔 프랭클린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를 거론하면서 "이제 두 사람만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여러분의 결정"이라며 "같은 것을 더 원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것을 원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반의 지지만 받았다고 지적한 뒤 "어제와 오늘 정치 엘리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내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면서 "미국은 대관식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을, 민주주의를, 자유를 믿는다"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이민, 국가안보, 경제 공약을 제시하면서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내가 전쟁을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정반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모두 투표하러 가서 우리는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밤 유세에서는 "여러분이 친구 5명을 투표소에 데려온다면 저는 여러분이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매일매일을 보낼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를 지원하고 있는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이날 콩코드에 있는 한 식당에서 "바람을 등에 업고 모든 모멘텀을 가진 한 후보, 내일 뉴햄프셔에서 기록적인 투표율을 기록할 한 후보가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저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면 저는 그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이라면서 "그는 우리의 모멘텀에 겁을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민주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트럼프가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 등록유권자는 뉴햄프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투표를 할 수 없고, 무소속과 공화당 등록유권자만 투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뉴햄프셔 유권자의 40%가 무소속 유권자"라며 "2016년에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했을 때 유권자의 44%가 무소속이었다. 그는 그 때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위협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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