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S&P 연일 최고치 경신..美증시 연초 골디락스 랠리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1. 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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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최초로 3만 8000선을 돌파하며 사흘째 랠리가 이어졌다. 지난해 말 지속됐던 상승 추세가 연초 차익실현물을 소화하고 다시 재개된 모습이다. S&P 500 지수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38.01(0.36%) 오른 38,001.81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0.62포인트(0.22%) 상승한 4,850.4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49.32포인트(0.32%) 올라 지수는 15,360.29에 마감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의 투자 관리 책임자인 브라이언 프라이스는 "투자자들은 랠리를 놓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시장은 연초에 포트폴리오 균형을 재조정하고 약간의 이익을 실현하려고 하면서 하락세를 연출했고, 지금은 지난 4분기에 지속됐던 랠리 추세를 재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초 하락세는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명분을 얻었다. CME페드와치에 따르면 일주일 전에 81%에 육박했던 트레이더들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 베팅은 이제 40%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그 사이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반등하고, 노동시장 지표가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주가지수는 펀더멘털만으로도 랠리를 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메이시스 상장폐지 거부하자 주가 +3.57%
(뉴욕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의 모습.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58억달러 규모의 인수제안에 주가가 19% 폭등했다. 2023.12.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백화점 업체인 메이시스는 이날 경영권지분을 인수해 상장폐지에 나서겠다는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와 브리게이드 캐피탈의 58억 달러짜리 인수제안을 주말 사이에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던 소매업체를 7조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이 알려지면서 이날 주가는 3.57%나 상승했다.

신형 기체모델의 결함문제로 지난주 하락세를 겪던 보잉 주가는 이날 약보합세로 끝났다. 미국 연방 항공국은 알래스카 항공 비상사태 후 접지된 것과 유사한 보잉 737-900ER 항공기의 출구 중간 도어 플러그를 회사가 모두 육안 전수검사할 것을 권고했다.

식품사인 아처-다니엘스-미들랜드는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과 회계처리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24.2% 급락했다. 테리 크루스 이사는 "이사회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사회는 비크람 루타 전 CFO(재무책임자)를 행정 휴가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고용증가.유가안정.주가최고...그래도 바이든 싫어, 왜?
(롤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애보츠 크리크 커뮤니티 센터에서 바이드노믹스 홍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과 조 바이든 행정부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난해 상당한 우려 속에서도 경제를 침체위기에서 살려냈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어서다. 올해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고 해도 그것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과 민주당의 재선을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뉴욕타임즈는 소비자 신뢰도 수치와 현직 대통령의 득표율 사이 역사적 상관관계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득표율이 49%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의 적수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의 재대결에서 바이든은 근소한 차이로 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자 대결에서 과반을 넘지 못하는 지지율은 패배를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경기침체 우려를 딛고 오히려 3분기에는 최고 5%대 성장을 구가하는 역동성을 발휘했다. 이후로 4분기 역시 소폭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새해 들어서도 노동시장의 지표는 수급이 꽉 조여있다는 상태를 증명하고 있다. 실업률이 3.7%로 역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노동시장의 고용탄력성은 유지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안정되고 있으며, 주가지수는 다우존스와 S&P 500이 새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사실상 골디락스 상태에 놓여있다는 평가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 1월 예비조사 결과는 78.8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고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인들은 금리가 곧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경기 연착륙을 기대하면서 경제를 낙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조앤 수는 경제가 회복되고 소비자들의 기대가 낙관적임에도 그것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 요인의 관점에서 볼 때 아직 선거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고 (11월까지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레이 페어 예일대 교수는 "그건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며 "유권자들은 물가앙등을 더 크게 기억하고, 최근 인플레 수치보다는 현 대통령 임기에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 지를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급등했던 2021년과 2022년에 누가 대통령이었는지를 곱씹어보면서 살기가 팍팍해졌다고 느낀다는 의미다. 물가는 경제정책에 후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은 트럼프의 실책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스탠포드대 이코노미스트인 닐 마호니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2022년 중반 급등한 인플레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경제 건전성 보다 유권자 정서는 낮을 수밖에 없다"며 "물가인상 후 1년이 지나면 소비자들의 초기 부정적인 반응은 절반만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에 맞서 고군분투해 경기연착륙을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반년 여 동안 경제에 큰 변수가 나타날 위험도 있다. 전쟁이 계속되는 중동에서 확전이 일어나 국제유가 등이 다시 앙등할 경우 인플레가 재발할 우려가 크고, 이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현 수준보다 더 높여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인플레는 계속 둔화하면서 실업률은 연말까지 0.5%p 상승이 예상된다. 성장은 둔화하지만 경제는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거란 예측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재선 직전까지 경제적 치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자심리지수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아직 더 할 일이 많다"며 유권자들이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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