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송교창→이호현→정창영 '릴레이 부상' 악재, 불운에 눈물 짓는 '슈퍼팀'
KCC는 지난 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90-74 승리를 거뒀다. 3연승 후 2연패에 빠졌던 KCC는 다시 승수 하나를 추가했다.
경기는 다소 아찔한 전개로 흘러갔다. 게임 전까지 5위 KCC에 11.5경기 차로 뒤진, 승률 0.161의 최하위 삼성은 1쿼터 중반 이후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1쿼터를 23-23 동점으로 마쳤고, 전반은 48-42 삼성 우세였다. KCC는 3쿼터에서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우위(27-14)로 역전에 성공하며 결국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KCC는 승리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이날 게임에서만 2명의 부상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임 시작 직후 스틸을 따낸 후 속공을 시도하던 이호현(32)이 돌파 과정에서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절뚝이던 이호현(26)은 결국 이근휘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어 3쿼터 2분 30여 초를 남겨놓은 상황에서는 주장 정창영(36)마저 다치는 상황에 놓였다. 수비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동료 라건아(35)의 팔꿈치에 코를 맞아 쓰러진 정창영은 고통을 호소했고, 곽정훈(26)과 교체되면서 경기에서 빠졌다.
정창영도 상태를 본 후 복귀 시점이 결정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오른쪽 코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며 "금요일(26일) 아침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고, 2주 정도 상황을 볼 것이다. 경기 출전 여부는 이후에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KCC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전력보강에 나섰다. 2022~23시즌을 앞두고는 허웅(31)과 이승현(32)을 영입했고, 이번 시즌 시작 전에도 MVP 출신 최준용(30)을 데려오는 결단을 내렸다. 기존의 라건아와 송교창(28) 역시 MVP를 차지한 경험이 있는 스타플레이어이기에 KCC를 향해 '슈퍼팀'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시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뒤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던 최준용이 지난해 10월 열린 KBL 컵대회에서 부상을 당하며 개막전에 뛰지 못한 것이다. 첫 5경기를 결장한 최준용은 11월 12일 고양 소노와 원정경기에서 복귀했고, 이후로는 별 문제 없이 매 경기 30분 이상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어 송교창도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미 상무 소속이던 시절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서 부상으로 낙마했던 그는 전역 후 재활을 거친 끝에 지난해 11월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종아리에 통증을 느낀 이후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4주 진단을 받고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호현과 정창영의 부상은 KCC에는 더 치명적이다. 사실상 팀 내 유일한 주전급 포인트가드인 이호현은 볼핸들러 역할을 도맡아하며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최준용이 1번으로 나와 리딩을 할 수도 있고, 실제로 시도도 해봤지만 단기 처방에 불과할 뿐이다.
정창영 역시 줄어든 입지에도 불구하고 수비나 궃은 일 쪽에서 신경을 쓰며 살림꾼 역할을 했다. 또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는 역할을 하며 슈퍼팀의 캡틴 역할도 잘 수행하고 있었기에 더욱 뼈아픈 부상이었다.
아직 가드진에는 허웅과 이근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두 선수와는 쓰임새가 다르다. 안 그래도 시즌 내내 가드진의 부족을 느낀 KCC로서는 그나마 있던 자원 2명마저도 빠지게 되면서 어려운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22일 기준 KCC는 시즌 17승 14패(승률 0.548)를 기록하며 5위에 위치했다. 4위 창원 LG와는 2경기 차를 유지 중이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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