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 교과서 도입인데…'AI펭톡' 경험한 교사 38%뿐

권형진 기자 2024. 1.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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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AI 교육 서비스, 들어봤지만 사용한 적 없다'
수업 활용 경험 교사도 '간단하게 몇 번 사용' 28.7%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6월8일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DB)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내년 3월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전국 초·중·고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AI펭톡' 같은 AI 기반 교육 서비스를 수업에 활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는 38%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업 활용 경험이 있는 교사도 대부분 '간단하게 몇 번 사용해 본 적 있다'는 정도에 그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AI 기반 맞춤형 교육의 현황과 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7~18일 전국 초·중·고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설문 결과 학교나 수업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활용해 본 적이 있다'는 교사는 38.1%에 그쳤다. 연구진이 제시한 AI 기반 교육 서비스는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AI펭톡', '똑똑! 수학탐험대', 'EBSi 단추', '책열매', '아이톡톡', '스피킹클래스', 'MAY I AI' 등이다.

활용 경험이 있는 교사도 '간단하게 몇 번 사용해 본 적이 있다'는 교사가 2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재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교사는 3.9%에 불과했다. 5.5%는 '열심히 활용한 적이 있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61.9%의 교사는 활용해 본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교사가 40.6%로 가장 많았고, '들어본 적도 없다'는 응답도 21.3%에 달했다.

연령에 따른 차이가 컸다. 35세 미만 교사는 47.3%가 AI 기반 교육 서비스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50세 이상은 27.5%에 그쳤다(35~50세 미만은 39.7%). 50세 이상은 '간단하게 몇 번 사용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22.5%에 그쳐 35세 미만 32.2%, 35~50세 30.6%에 비해 차이가 컸다.

한국교육개발원 'AI 기반 맞춤형 교육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 캡처.

◇'제한된 수업 시간 부담' 활용 안 해…중·고교선 '콘텐츠 부족' 지적

사용 경험이 있지만 현재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교사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제한된 수업 시간에 추가적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가 45.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수업 중 디지털 기기의 활용·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45.2%로 비슷하게 나왔다.

이어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고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30.3%, '디지털 인프라(기기, 인터넷 등)가 부족해서' 29.7%,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가 부족해서' 23.1% 순이었다. 이 같은 응답 패턴은 학교급, 성별, 연령대, 직위와 관계없이 비슷했다.

다만 35세 미만 교사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제한된 수업 시간'(42.8%)보다 '수업 중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46.8%)이라는 응답이 더 많았다. 중·고교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가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각각 30.1%, 34.4%로, 초등학교(14.6%)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AI 기반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영역으로는 '교수·학습 내용'(맞춤형 학습 내용 및 교육 콘텐츠 제공)이라는 응답이 3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가·피드백'(맞춤형 평가문항 제공, 자동 피드백 내용 생성 및 제공) 31.5%, '교수·학습 방법'(맞춤형 학습 방법 및 다양한 학습경로와 학습속도 지원) 29.4% 순이었다.

고교에서는 '교수·학습 내용'과 '평가·피드백'이 동일하게 1순위(34.8%)로 나타나 다른 학교급과 차이를 보였다. 50세 이상 교사는 '평가·피드백'(22.1%)보다 '교수·학습 내용'(43.9%)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강했다.

◇"교원 연수 시 연령도 고려해야…실제 수업 담당 교사 지원 강화"

AI 기반 맞춤형 교육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맞춤형 교육 준비를 위한 교수·학습 이외의 업무 경감'이 시급성(22.9%)과 중요성(23.9%)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시스템·인프라 마련'(19.9%, 16.9%) '다양한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17.0%, 16.3%) '맞춤형 교육에 대한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 연수 확대'(9.9%, 9.4%)가 1순위 응답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수의 현장 교원이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사용해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적절한 안내와 함께 활용을 촉진하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AI 관련 교원 연수 등을 계획하고 지원할 때 교사 경력과 함께 연령 또한 고려돼야 하며 실제 수업을 담당하게 될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도 교육청과 협업해 교원 연수를 진행하고 있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으로 AI 기반 교수·학습 연수 등 디지털 교육 강화를 위한 재원도 확보됐다"며 "내년 3월부터 해당 학년, 해당 교과 교원들이 AI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할 수 있게 연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내년 수학, 영어, 정보 과목부터 도입된다. 학년별로는 초등 3·4학년과 중1, 고2가 첫 적용 대상이다. 2026년에는 초등 5·6학년과 중2, 2027년에는 중3 등에 도입한다. 과목도 2026년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 2027년 역사, 2028년 고교 공통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으로 확대된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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