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사퇴요구 아냐”… 尹, 韓과 갈등 봉합 수순

대통령실 “의견 전달과정 오해 빚어져”
사천·명품백 논란 출구전략 모색할 듯
韓 “제 임기 총선 후까지” 사퇴론 일축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충돌 논란과 관련해 한 위원장의 무조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며 갈등 봉합에 의중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의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서울 마포을 전략공천 발언이 촉발한 사당화 논란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양측의 문제의식을 조율하는 출구 전략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부 참모들에게 전날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한 위원장에게 전달한 뜻이 한 위원장의 무조건 사퇴는 아니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우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대통령 의중을 재차 물으며 오해가 빚어졌다는 취지다. 당시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을 연단으로 불러 마포을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당내에 ‘사천 논란’이 일었다.

“선민후사 할 것”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한 사실을 공개하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입장 차이도 갈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양측은 각 사안에 대해 명분 있게 정리하는 출구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조만간 만나 갈등을 봉합하고 이후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만남도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는 총선(4·10)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당정 갈등’으로 불거진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어 “저는 선민후사 하겠다”며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 잡기 행태로 국민이 고통받고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리스크’가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비대위원도 이날 비대위 회의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는 것은 “TK(대구·경북)의 시각”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현미·조병욱·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