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게임’ 첫 양대 앱마켓 매출 동시 1위···‘버섯커 키우기’ 쇼크

조진호 기자 2024. 1. 23. 0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치형 장르’로 한국형 MMORPG 제쳐
‘확률형 아이템’ 피하는 BM···수익 극대화
‘모바일 게임 시장 트렌드 변화’ 여부 주목

중국산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국내 양대 앱마켓 게임 매출 1위를 동시에 석권해 충격을 주고 있다.

모바일 게임시대가 열린 이후 중국산 게임이 양대 앱마켓을 동시 점령한 사례가 처음인데다, 최소한의 조작을 필요로 하는 ‘방치형 게임’이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앞세운 한국산 MMORPG를 모두 제쳤다는 점 때문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버섯커키우기’는 2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며 양대마켓 정상에 올랐다. ‘리니지M’ ‘오딘’ ‘나이트 크로우’ 등 쟁쟁한 MMORPG를 따돌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취향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 아닌지 눈여겨 보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 앱마켓 1위에 오른 중국산 게임으로는 ‘원신’ ‘승리의 여신: 니케’ ‘소녀전선’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니케’는 한국 개발사의 게임이고, ‘원신’ 등은 동시에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버섯커 키우기’가 최초의 사례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출시한 ‘버섯커 키우기’는 흑마룡의 마법으로 버섯이 된 인간이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떠나면서 전사로 성장하는 육성 RPG다.

게임 구조는 최소한의 컨트롤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기존 방치형 게임과 동일하다. 방치형 게임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고, 플레이어는 자원을 모아 캐릭터를 강화하는 장르다.

‘버섯커 키우기’ 역시 자동으로 전투를 펼치고 획득한 재화로 동료, 장비, 스킬을 뽑아 성장시킬 수 있다. 여기에 램프를 활용한 장비 획득, 성장이라는 시스템으로 차별성을 주고 있다.

일단, 짚어볼 점은 ‘한국형 MMORPG의 피로감’에 대한 논란이 부쩍 높아진 시점에서, 간단한 플레이 방식를 앞세운 게임이 매출 최상단을 석권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본격적인 트렌드 변화의 시작인지에 대해서는 조금더 상황을 봐야하겠지만, 분명 예사롭지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비지니스 모델(BM) 논란의 틈새를 교묘히 파고들어 양대 마켓을 점령한 점이다.

비록 ‘방치형’이란 명칭을 달고 있지만 요즘의 방치형 게임은 쉼 없이 아이템, 재화, 뽑기 쿠폰 같은 보상을 지급해 이용자가 마냥 손을 놓게 하지 않는게 특징. 짬짬이 즐길 수 있도록 조작은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되, 보상을 자주 지급하며 이용자를 게임에 붙들어놓는 것이 핵심 공식이다.



최근 국내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대신 이득을 볼 기회를 조금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BM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 셈이다.

방치형 게임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조짐이 일었다.

넷마블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직후 두 달 만에 매출 550억원을 올렸다. 특히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방치형 게임은 반복적 콘텐츠 소모로 수명이 짧다는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꾼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이어 위메이드커넥트가 지난해 12월 ‘서먼헌터 키우기’를,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17일 ‘소울 스트라이크’로 방치형 게임의 인기에 합류한데 이어, 2분기에는 위메이드커넥트가 ‘팔라딘 키우기’를 출시해 붐을 이어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변화시킬지, 아니면 일시적인 미풍에 그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어찌됐건 국내 게임산업의 침체 속에 ‘버섯커 키우기’의 양대 마켓 석권은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