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값 오르는데 약값 그대로"…혈액제제 공급 부족 이유 있었네

김태환 기자 2024.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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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글로불린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이 낮은 채산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헌혈량 감소로 원료 자급률이 계속 낮아지는 데다 저렴한 국내 약가로 인해 해외 원료 수입 비용마저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원료인 혈장 수입 비중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국내 평균 가격(보험약가 상한금액)은 1g/10ml 기준 2만100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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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장 자급률 43.9% 급감…해외 원료 수입 부담↑
미국 대비 6배 낮은 가격…국내 보험약가 상한 '족쇄'
ⓒ News1 DB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면역글로불린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이 낮은 채산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헌혈량 감소로 원료 자급률이 계속 낮아지는 데다 저렴한 국내 약가로 인해 해외 원료 수입 비용마저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원료인 혈장 수입 비중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7~2022년) 국내 혈장 자급률은 71.3%에서 43.9%로 급감했고, 빈자리는 모두 수입 혈장이 대체했다.

국내 생산업체인 GC녹십자, SK플라즈마는 이러한 혈장의 수입 의존도 증가 원인을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헌혈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이러한 흐름을 단번에 뒤집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오히려 문제는 해외 수입 혈장의 가격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약가는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제품 생산이 어렵다는 데 있다고 본다. 2017~2022년 사이 수입 혈장의 가격은 원료당 130달러(약 17만원)에서 189달러(약 25만원)로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국내 평균 가격(보험약가 상한금액)은 1g/10ml 기준 2만1005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미국의 제품 가격은 약 88달러(12만원)로 6배 가량 높다.

더욱이 국내 시장은 자사 제품의 가격을 올려서 팔기도 어려운 구조다. 국내 대부분의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건강보험의 지원을 통해 처방이 이뤄진다. 때문에 보험약가 상한 금액이 사실상 의약품의 공급가격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 면역글로불린 수급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품 'IVIG-SN주'는 원료 구입 등의 문제로 지난해 7월부터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2025년 1월께나 정상화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입 혈장 의존도 급증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음에도 국내 약가는 5년째 제자리 수준"이라며 "원가보전이 선행돼야 고가 수입 혈장을 투입하는 안정적 공급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면역글로불린은 혈액 내 혈장에서 분리해 얻는 단백질 의약품으로 국가 필수의약품이다. 희귀의약품에 사용되는 혈액응고인자, 바이오의약품 원료인 알부민 등도 이 혈장을 원료로 한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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