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워치독' 준감위 2기 오늘 마지막 회의…3기가 해야 할 일은

강태우 기자 2024.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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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3기 위원장·위원 선임 전망…이찬희 위원장 연임 가능성
삼성 내외부서 긍정적 평가…'지배구조 개선·컨트롤타워 부활' 과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논의를 위한 준법위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8.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기가 2년간의 활동을 마친다. 재계 안팎의 관심은 2기 활동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찬희 준감위원장의 연임 여부에 쏠려 있다.

23일 오후 삼성 준감위 2기는 마지막 정례회의를 연다. 회의 안건은 보통 때와 같이 일상안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 달 초 출범하는 준감위 3기 위원장과 위원들은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이달 말 관계사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감위는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출범했다.

준감위는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으로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한 7개 주요 계열사(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가 협약사로 참여해 준감위 감시를 받고 있다.

준감위 위원장 임기는 2년으로 본인 의사가 있으면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관계사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1기 위원장이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은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이찬희 위원장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지난달 취재진을 만나 "시험은 학생이 치지만 채점은 교수님이 하는 것"이라며 "제가 얼마나 잘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 위원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3기 출범이 2주가량 남은 상태에서 새로운 후보 거론이 없다는 점에서다. 앞서 2기 위원장의 선임이 2021년 12월 결정이 난 후 다음 해 2월에 활동에 나섰던 선례에 비춰볼 때, 새로운 인물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만일 이 위원장이 연임할 경우, 지난달 언급한 '채점표'에 관계사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준감위 2기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삼성 관계사 내 준법경영 의식 확산과 신환경경영전략 추진, 선임사외이사제도 도입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재신임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기 준감위 출범 당시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초기에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권고에 따른 설립으로 '재판용'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1기에서 2기를 거쳐 3기 출범까지 앞둔 지금에 와서는 내외부의 평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 최근 한국경제인연합회(옛 전경련)과 카카오 내부에 준감위와 같은 독립 감시기구 및 제도가 생긴 것에도 삼성 준감위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선 "준감위 활동 이후 준법감시제도가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사후예방에 초점이 맞춰졌던 관계사들의 컴플라이언스 조직들이 사전적 활동을 강화하는 등으로 변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성욱 삼성전자 컴플라이언스팀 변호사는 작년 8월 발간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2 연간 보고서'를 통해 "준감위 출범 당시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컸지만 적극적 의견 제시와 활동으로 회사에 자극과 긴장을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준감위 2기는 '인권 우선 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 중심 경영'의 3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준법감시 수준을 더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 의제로 꼽힌 2017년 미래전략실(미전실) 폐지 이후 컨트롤타워 부활 역할과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매듭짓지 못한 데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2022년 1월 26일 취임사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또 작년 8월엔 "이재용 회장과 면담을 가진 이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도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은 마련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2 연간 보고서'에서 "수직적 지배구조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명쾌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위원회와 회사 모두 다양한 모델을 연구 검토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지배구조 개선 및 컨트롤타워 재건 과제는 3기로 넘어가게 됐다. 2기에 이어 3기까지 이 위원장이 맡게 될 경우 그동안의 활동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핵심 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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