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부터 꼬인 클린스만호, 조1위 자존심이냐 조2위 실리냐 [아시안컵 와치]

김재민 2024.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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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아래 상대에 고전하며 승리를 놓친 클린스만호 앞에는 조 1위의 자존심, 조 2위의 실리가 있다.

한국에 조 1위를 내주는 게 실리적으로 더 좋은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승이 목표인 한국은 우승으로 향하는 여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조 2위를 유지하는 게 실리일 수 있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이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가 속한 조에서 조 1위를 못 한다는 것 자체가 좋게 보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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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한 수 아래 상대에 고전하며 승리를 놓친 클린스만호 앞에는 조 1위의 자존심, 조 2위의 실리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현재 조 2위다. 지난 1월 2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카타르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요르단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요르단을 상대로 이른 시간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선제 득점했지만, 전반전 연속 실점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이후 요르단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다 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황인범의 동점골로 겨우 패배를 면했다.

패했다면 조 1위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최악의 상황이 될 뻔했다. 가까스로 비긴 한국은 요르단과 1승 1무 승점 4점 동률이지만 골 득실(요르단 +4, 한국 +2)에서 밀려 조 2위를 유지했다.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둔 한국과 요르단은 승점이 같으면 골 득실로 순위를 가르게 된다.

최종전 결과로 한국이 조 1위로 올라서려면 요르단보다 더 좋은 결과가 필요하다. 요르단이 바레인을,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잡아 두 팀이 2승 1무 동률이 된다면, 한국은 득실 차를 역전하기 위해 대승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르단이 바레인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 조 1위를 내주는 게 실리적으로 더 좋은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의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1승 1무를 챙긴 요르단은 이미 그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 16강에서 더 쉬운 상대를 만나 8강까지 오른다면 '대박'이다. 그렇다면 D조 2위를 만나는 E조 1위를 포기하는 게 이득이다. D조 2위는 일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했고, 이라크의 조 1위 16강 진출은 이미 확정됐다. 일본은 인도네시아와의 최종전에서 패하지만 않으면 조 2위를 확정한다.

E조 2위는 F조 1위를 만나는데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태국이 될 전망이다. 우승 후보 1순위로 평가된 일본보다는 부담이 덜한 상대다.

16강 이후의 대진을 고려해도 E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게 더 편하다. E조 1위로 오른다면 16강에서 일본, 8강에서 이란을 만나는 게 '정배'다. 4강에서는 개최국 카타르나 우즈베스키스탄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E조 2위는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8강에서 호주를 만난 후 4강에서 중국이나 이라크, 아랍 에미리트 중 한 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우승이 목표인 한국은 우승으로 향하는 여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조 2위를 유지하는 게 실리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은 요르단과 다르다. 자존심의 문제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이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가 속한 조에서 조 1위를 못 한다는 것 자체가 좋게 보일 수가 없다.

선수단 가치를 비교하면 한국의 조 1위 실패는 더 굴욕적인 기록으로 보인다. 축구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매긴 선수 가치에서 김민재의 가치는 6,000만 유로(한화 약 875억 원)로 책정됐다. 요르단, 바레인, 말레이시아 세 국가의 선수단을 모두 합산해도 김민재 한 명의 절반 수준인 3,051만 유로(한화 약 445억 원)에 불과하다.

'역대 최강의 세대'라는 찬사와 함께 호기롭게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나섰던 한국이 실리를 찾으며 16강 한일전을 회피하고 토너먼트 대진의 난이도를 따진다면 그것도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때로는 정면돌파가 답일 수도 있다.(사진=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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