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올 시즌 KIA 기대돼…성적 낼 기회” 냉철한 168승 대투수,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똑같이’

김진성 기자 2024. 1. 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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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기아-두산의 경기. 양현종/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도 좀 기대돼요.”

KIA 타이거즈가 2024시즌 우승레이스에 최대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사실 2023시즌에도 주축들 줄부상만 아니었다면 5강은 무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심혈을 기울여 뽑았다.

2023년 9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기아-두산의 경기. 양현종/마이데일리

외국인투수들만 제대로 뽑으면, 다른 파트는 리그 최강 LG 트윈스나 대항마 KT 위즈에 밀릴 게 전혀 없는 구성인 건 사실이다. 타선, 선발진, 불펜 모두 힘이 있고, 안정적이다. 비 시즌이니 ~라면을 자주 끓이지만, 일리 있는 ~라면이다.

이는 선수들이 더 잘 안다. 특히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들은 촉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168승 대투수 양현종 역시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전설의 타이거즈에 출연해 우승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대놓고 언급하는 순간 부담이 되고 경직이 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금 야구장에서 개인운동을 다 하고 있다. 선수들을 보는데 표정도 너무 밝고, 선수들도 성적을 낼 기회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항상 열심히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양현종은 “항상 매 해마다 ‘몇 등 하겠다’, ‘가을야구 하겠다’ 이런 말을 하는데 올 시즌에는 그런 말을 아끼려고 한다. 선수들이 좋은 게임,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는 게임을 보여드린다면 시즌이 끝날 때 좋은 등수로 잘 마무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팀에 대한 목표는 수치로 정하지 않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솔직한 심정을 은근슬쩍 표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그 결과는 저도 좀 기대돼요. 정말 올 시즌에 기대해도 좋을 만큼 좋은 선수가 많이 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나부터 좋은 기운을 받는다면 선수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나눠줘서, 우리 팀이 잘 되면 하는 바람이 크다”라고 했다.

후배들에겐 그저 다치지 말라며, 자신이 갖고 있는 노하우는 아낌없이 전수한다. 그러나 가장 경계하는 게 오버페이스다. 양현종은 “똑같이 하면 된다고 얘기한다. 잘 하려고도 하지 말고, 긴장도 하지 말고. 똑같이 하면 분명히 좋은 실력이 있기 때문에 항상 똑같이 하려고 주문을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2023년 9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기아-두산의 경기. 나성범-양현종-김선빈/마이데일리

기본적으로 베테랑으로서 냉정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2009년과 2017년 우승멤버로서, 뭔가 촉은 왔지만, 예전과 똑같이 차분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양현종이나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등 올 시즌 KIA는 베테랑들의 그라운드 안팎의 역할이 참 중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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