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기 금물, 샤워는 짧게… 가려움증 심하다면 목욕법 바꿔 보세요
잦은 목욕이 피부 수분 빼앗아가
입욕은 미지근한 물에 15분 이내
약산성 액상 비누로 자극 최소화
목욕 후 3분 이내 보습제 발라야
난방 줄이고 가습기로 습도 조절
면 소재 입고 아연 먹는 것도 도움
겨울만 되면 “피부가 너무 가렵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땀 분비는 줄어들고 난방기구 사용 등으로 건조한 생활환경 탓에 피부에 있는 습기를 공기 중으로 빼앗기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두드러진 피부건조증 증세가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긁다 보면 각질이 일다가 심해지면 피가 나기도 한다. 만성이 되면 일상에도 지장을 준다. 학생들은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에 제약을 초래해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은 여러 겹으로 이뤄진 피부의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 수분과 지질이 감소해 피부가 갈라지는 증상을 뜻한다. 팔과 다리, 손 등에 잘 발생한다.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22일 “겨울에는 날씨가 춥고 습도가 떨어져 피부 손상을 입기 쉬운데 피지선과 땀샘 기능도 떨어져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지질막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부건조증의 가장 흔한 증상인 가려움증은 노화로 피부 두께가 얇아지고 외분비선이 감소하는 노인에게 두드러진다. 장 교수는 “씻을 때 뜨거운 물에 세정력이 강한 비누를 사용하거나 때를 미는 목욕 습관을 가진 중년이나 노년에게서 흔하게 생긴다”면서 “70세 이상 노인 절반이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으로 고생한다”고 설명했다.
가려움증은 자극성 접촉성 피부염, 건성 습진, 건선, 아토피피부염 등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건선은 피부 건조증과 유사하나 팔꿈치나 무릎 등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20대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당뇨나 혈관 질환으로 말초 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긁다 생긴 상처로 급성 세균이 침투해 홍반이나 열감, 부종, 통증 등 봉와직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려움증은 팔과 다리의 바깥쪽, 허리띠, 양말 고무줄 조이는 쪽에서 더 심하다. ‘쾨브너 현상’이라고 한다. 지속적 압박을 받는 곳에 병변이 새롭게 생기는 것을 말한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등 꽉 끼는 옷을 입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피부가 자극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겨울철 가려움증은 팔다리에 특히 심한데 정강이 부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면서 “치료나 관리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피부건조증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수분과 지질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인 만큼 이 두 가지를 충분히 공급해 주면 된다고 말한다. 우선 목욕 습관이 중요하다.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체온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에서 가급적 비누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필요하면 세정력이 약한 유아용 비누를 쓰고 온천욕도 짧게 하는 게 좋다.
박귀영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미지근한 물에서 15분 이내에 입욕하되 때를 밀거나 피부에 자극을 주면 피부가 손상돼 더 건조해지므로 부드러운 샤워볼이나 손으로 가볍게 씻는 게 좋다”면서 “팔다리 등 건조한 부위는 세정제 없이 물로만 씻어도 무방하며 얼굴은 약산성 액상 클렌저 같은 전용 세안제를 쓰는 게 건조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김범준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할 땐 따뜻한 물(38도)에 10~20분간 몸을 담그면 수분이 스며들어 촉촉한 피부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서대헌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과거보다 피부건조증 환자가 많이 늘어난 원인은 생활 습관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은 거의 매일 샤워하게 되는데 잦은 목욕은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목욕 후 3분 이내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줘야 한다. 피부에 물기가 약간 있는 상태에서 손, 팔, 다리, 몸통 등에 알코올이 없는 보습 크림이나 오일을 꼼꼼히 발라 주는 게 좋다. 장 교수는 “세라마이드를 함유한 보습제는 피부에 부족한 지질을 빨리 보충해 줄 수 있고, 각질이 과할 경우 각질 완화제를 같이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많이 건조한 경우에는 목욕 후가 아니더라도 하루 2~3회 이상 보습 크림 등을 발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 교수는 “연고나 로션을 바르기 전에 꼭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면서 “피부 외용제는 덧발라도 지장이 없고 피부 건조증은 자주 씻는 것 자체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난방을 자제하고 실내 온도와 습도는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온도는 20~24도, 습도는 45~60% 수준이 적정하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빨래를 널어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건조한 피부에는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가렵다고 긁거나 각질을 억지로 떼어내는 것은 금물이다. 서 교수는 “중요한 건 긁지 않는 것”이라면서 “긁는 것은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습관성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려운 부위에는 보습제를 집중적으로 바르고, 그게 어려우면 피부과에서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나 로션, 약을 처방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가렵다고 긁으면 습진이나 세균 감염을 초래하고, 심하면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에 인조섬유, 모직물 등이 직접 닿으면 자극이 되기 때문에 가급적 면으로 된 내의를 입는 게 좋다. 아연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아연은 대사 활동과 성장, 면역 기능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아연이 부족하면 피부 수분량 감소와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피피부염처럼 심한 건성 피부 질환에는 감마리놀렌산이 포함된 달맞이꽃종자유 연질 캅셀로 필수지방산을 보충할 수도 있다.
격한 운동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산책,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흡연과 과음도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가려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조성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면 건선 발생 위험은 두 배 늘고 치료 효과는 낮아지기 때문에 금연하는 게 좋다”면서 “식이조절과 운동 습관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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