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車래? 수직 이착륙에 ‘셀프 발레파킹’·챗GPT 달았는데

김희리 2024. 1. 2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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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로 본 미래 모빌리티
현대차, 로터 8개 갖춘 나는 차
BMW, 운전 정보를 AR로 통합
폭스바겐·혼다 AI기반 신기술
샤오펑, 헬리콥터처럼 날 수 있게
현대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CES 2024에서 최초 공개한 차세대 수직이착륙기(eVTOL) 기체 ‘S-A2’의 실물 크기 모형.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는 모빌리티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장(전기장치), 빅테크 등 각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BMW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라스. 주행 중 필요한 각종 정보가 실제 환경에 AR로 통합돼 보여지는 기술이다. BMW 제공

BMW는 CES 2024에서 빅테크 기업 아마존의 거대언어모델(LLM)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가 탑재된 개인 비서를 선보였다. 앞서 BMW는 2018년 자체 개발한 지능형 개인 비서를 자사 차량에 도입했다. 여기에 아마존의 알렉사를 활용해 더욱 정교한 차량 제어가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터치 제어로 가능했던 차량의 여러 기능을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음성 명령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BMW는 연내 새로운 음성 비서 솔루션이 포함된 ‘오퍼레이팅 시스템(OS) 9’을 선보일 계획이다.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라스, 원격 주차 기능 등도 공개됐다. 스타트업 엑스리얼과의 연구 협력으로 개발한 AR 글라스는 주행 중 발생하는 경로 안내, 위험 경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충전소 정보, 주차 지원 시각화 등 각종 정보가 실제 환경에 AR로 통합되는 기술이다. 원격 주차 기능은 운전자가 지정된 하차 구역에 자동차를 맡기기만 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빈 주차 공간을 검색하고 해당 공간에 주차를 완료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용무를 마치고 나면 자동차가 주차 공간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운전자가 탑승할 수 있도록 픽업 구역까지 이동한다.

세계 최초로 챗GPT를 통합한 폭스바겐의 음성 비서 서비스 ‘아이다’(IDA)가 적용될 예정인 자사 전기차 모델 ID.7.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은 파트너사 세렌스와의 협력으로 자사의 음성 비서 서비스 ‘아이다’(IDA)에 AI 기반 챗봇인 챗GPT를 통합한 차량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챗GPT가 자동차에 직접 통합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챗GPT가 통합된 아이다는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 차량 내 기능을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운전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폭스바겐의 챗GPT 기능은 ID.4, ID.5, ID.3, ID.7 등 전기차 모델을 비롯해 티구안, 파사트, 골프 등 올해 2분기부터 생산되는 주요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혼다가 CES 2024에서 최초 공개한 ‘0시리즈’의 콘셉트 모델 ‘살룬’. 혼다 제공

혼다는 2026년 전 세계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 ‘혼다 0시리즈’를 선보이며 ‘살룬’, ‘스페이스 허브’ 등 두 가지 콘셉트 모델을 최초 공개하고 자사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 전용 ‘H 마크’도 처음 소개했다. 혼다는 0시리즈에 인간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위험 예측의 정확도를 고도화하기 위해 최첨단 AI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새롭게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소니와 합작한 소니혼다모빌리티로 별도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전기차 ‘아필라’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026년 출시하는 아필라에 생성형 AI 기반의 음성 비서를 탑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아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PBV를 재정의하고 내년 출시 예정인 첫 번째 중형 PBV 모델 PV5 등을 소개했다. 차량 호출, 배달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모듈을 교체·조립할 수 있도록 하고 소프트웨어를 활용, 경로와 정보 등 외부 데이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여러 대의 차량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대형 및 소형 PBV 라인업을 추가해 대형 물류 회사나 모빌리티 기업, 개인 사용자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단계에서 디지털 제어 및 자율주행 기술도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 회사인 모셔널과 함께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PBV 로보택시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모빌리티의 영역이 상공으로 본격 확장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차그룹의 A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은 현장에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수직이착륙기(eVTOL) 기체 ‘S-A2’의 실물 크기 모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비행기를 연상케 하는 외관에 ‘틸팅’(이착륙 시에는 수직으로, 전진 비행 시에는 수평으로 전환되는 기능)이 가능한 로터 8개를 갖췄다. 슈퍼널은 올해 말 기술개발 목적의 시제기 초도비행에 나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중국 샤오펑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HT가 CES 2024 전시관에 선보인 eVTOL. 샤오펑에어로HT 제공

중국 샤오펑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HT도 자사의 eVTOL을 전시관에 선보였다. 다른 eVTOL과 달리 자동차에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를 부착한 듯한 외관이 특징이다. 지상에서는 프로펠러 구조물을 완전히 접어 내부에 보관한 채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비행 시에는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설명이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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