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실물 경제는 증시와 ‘디커플링’
IMF “日, 2026년 印에도 밀려”
일본 경제가 증시와 실물경제가 따로 놀며 ‘디커플링(탈동조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증시가 ‘돈의 힘’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실물경제는 증시만큼 열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닛케이평균은 1.6% 오른 3만6546.95엔을 기록하며 1990년 1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저(低)로 수출 경쟁력이 생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기업 지배구조 개혁도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경제 신문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내 주요 77사가 작년 상반기에 거둔 영업이익 중 절반(8129억엔)이 환율 효과 덕분이었다. 완화적 통화 정책에 엔저 기대는 지속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 33년 만에 최고에 근접한 달러당 151.9엔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148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바이 재팬(buy Japan)도 이어진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월 둘째 주(9~12일) 외국인들은 9557억엔어치 주식을 순매수해 작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뜨거운 증시와 달리 실물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의 부진을 털지 못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5% 후퇴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전년 4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이다. 작년 물가 상승률(3.1%)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소비가 부진했고, 미·중 갈등에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GDP는 독일에 55년 만에 추월당해 일본의 세계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GDP는 이미 2022년 G7(7국) 중 꼴찌로 추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엔 일본이 인도에도 밀려 5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일 일본 중서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시카와현에 있는 반도체 공장 조업을 지진 발생 직후 중단했다. 노무라 증권은 지진으로 일본 GDP가 최대 500억엔(약 4500억원) 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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