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스토리]뇌경색 유발하는 심방세동… AI 기술로 조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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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가명·65) 씨는 최근 발음이 어눌하게 나오고 얼굴 한쪽에 마비가 오는 등 몸 상태가 평소와 너무 달라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심장초음파, 24시간 심전도(홀터)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뇌경색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백 교수는 "최근 개발된 인공지능 심전도는 심방세동 조기 발견에 매우 유용하다"며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해 중대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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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도 검사로는 발견율 1.5% 불과… 인공지능으로 진단하는 기술 개발
10초간 심전도로 진행상태 확인… 조기 발견해 뇌졸중 등 합병증 예방
원인을 알 수 없는 뇌경색의 경우 색전이 혈관을 막는 색전증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방세동(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불규칙하면서 빠르게 떨리는 부정맥의 일종)이 주원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씨는 홀터와 심전도 검사에서는 심박 리듬이 정상으로 확인됐다. 뇌경색 원인이 심방세동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이를 증명하면서 효과적인 치료 방법도 찾아야 했다.
주치의인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백용수 교수는 인공지능(AI) 심전도 검사(ECG)를 이용해 심전도를 정밀 분석했는데 심방세동 가능성이 99%로 매우 높게 나온 것을 확인했다.
곧바로 신경과 주치의 및 환자와 상의해 ‘이식형 사건 기록기’(ICM·심장 주변 피부 안쪽에 삽입해 부정맥이 나타나는 순간을 기록하는 장치)를 시술했다. 시술 후 2개월이 흐른 뒤 사건 기록기에는 심방세동이 30시간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의미한 수치가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 기록 분석을 바탕으로 경구용 항응고제(NOAC)로 약물을 바꿨다. 이는 뇌경색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다. 정 씨는 현재 발음이 어눌하거나 얼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백 교수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초기에 발작성으로 나타나다가, 지속성 영구형 심방세동으로 진행된다. 심방세동은 암의 경과와 유사해 발병 초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방 내에 혈액이 고여 핏덩이가 생길 수 있어 ‘뇌졸중’을 비롯한 각종 심혈관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방세동은 한번 발생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며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환자에 따라 가슴 두근거림, 답답함, 어지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실신할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우선이지만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전극도자절제술’(카테터를 통한 심방세동 발생 부위 고주파 치료)을 할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양쪽 대퇴부 혈관에 얇은 도관을 삽입한 뒤 심방 부위까지 닿게 하는 시술이다. 발작성 심방세동에는 70∼80%, 지속성 심방세동에는 50∼60%의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문제는 심방세동이 일반적인 심전도 검사를 통해 발견될 확률이 1∼1.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초기에 증상이 발작성으로 나타났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으로 심장을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발작성 심방세동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발작 중이 아닌 정상 범위의 심전도에서도 10초간의 심전도 신호만을 이용해 심방세동의 진행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관련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백 교수는 “최근 개발된 인공지능 심전도는 심방세동 조기 발견에 매우 유용하다”며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해 중대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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