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교사 일등, 대통령은 꼴등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정책네트워크가 ‘2023 교육정책 인식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학생들의 가치와 인식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전국 초중고생 1만3천8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중 중고생(1만1천79명)을 대상으로 한 직업별 신뢰도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교권침해 논란이 극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생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은 교사(86.8%)로 나타났다. 대다수 아이들의 마음속에 선생님이 여전히 믿을 수 있고 존경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성인 4명 중 1명만 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을 신뢰하는 것과 대조된다.
교사 다음으로 신뢰하는 직업은 검찰·경찰(61.7%), 판사(55.6%), 언론인(37.6%), 종교인(34.0%), 인플루언서(31.5%), 정치인(23.4%), 대통령(22.7%) 순이었다. 학교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는 2022년 조사(83.4%)보다 3.4%포인트 오른 반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2022년 27.0%에서 4.3%포인트 감소하며 꼴찌를 기록했다.
신뢰도를 4점 척도로 매겨 달라는 질문에서도 학교 선생님이 3.26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통령이 1.99점으로 최저였다. 정치인은 2.05점이었다.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는 2.23점으로 대통령과 정치인보다 더 신뢰했다. ‘우리나라 정치가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10명 중 1명이었다.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는 학생도 10명 중 3명뿐이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불신이 깊었다.
교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선생님을 가장 존중하고 신뢰한다니 다행이다. 이런 믿음이 있을 때 학부모도 교사도 학교도 변해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뭘 알겠느냐고 무시할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있음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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