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검단 4개역이 2개로... 노선 조정은 치킨게임이 아니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연장은 서부 수도권의 해묵은 현안이다. 이미 2003년 한강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의 하나였다. 2018년 서울시가 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위해 다시 꺼냈으나 무산했다. 2021년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들어가면서 되살아났다. 그러나 노선안을 놓고 인천·김포시가 대립,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중재에 나섰다. 수도권 지역 간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지난 연말이 시한이던 대광위 중재안이 지난주 나왔다. 그러나 인천지역에서는 바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인천으로선 김포 측 요구만 수용한 반쪽짜리 중재안이기 때문이다. ‘김포 서울 편입’ 이슈를 배려한 정치적 중재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광위는 인천 검단에 2개역만 두는 내용의 노선 조정안을 발표했다. 인천시가 제출한 노선(안) 중 101역과 102역은 포함했다. 나머지 원당사거리역과 (가칭)불로역은 뺐다. 당초 인천시는 인천도시철도1호선 연장사업의 101·102역과 원당지구, 인천·김포 경계 1곳 등 4개역을 제안했다. 김포시는 검단지역에 102역과 인천·김포 경계 1곳 등 2곳만 정차하는 노선안을 내놓고 물러설 줄 몰랐다. 결국 인천 요구의 4개 역이 2개로 줄어든 것이다. 인천·김포 경계에 예정됐던 역도 인천 불로동에서 김포 감정동으로 옮겨졌다. 사실상 김포시 손을 들어준 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광위 조정안의 총 연장 노선은 25.56㎞다. 인천 검단신도시 2개역을 경유, 김포 한강2신도시까지 이어진다. 전체 정차역은 10개다. 서울 1곳, 인천 2곳, 김포 7곳이다. 대광위는 또 이들 역 신설을 위한 사업비 분담안도 내놨다. 인천시 6천714억원, 김포시 2조2천648억원이다. 건폐장 이전 사업비도 60%를 인천시가 부담토록 했다. 800억원 규모다. 그런데 아직 건폐장 이전 예정지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천에는 반쪽짜리 노선에 건폐장 이전 부담만 안겼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출퇴근 지옥에 시달리는 검단·한강신도시 주민들에게 5호선 연장은 희망이다. 김포골드라인 290%, 공항철도 150%의 혼잡도다. 검단신도시 4개역을 다 정차해도 전체 운행시간은 채 5분을 넘기지 않는다. 5호선 노선 협상은 치킨게임이 아니다. 김포시민들은 인천 검단을 패싱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면 사업 자체가 침몰한다. 만년 적자 노선을 피할 수 없어서다. 최종 노선안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인천 김포가 상생하는 타협과 절충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같이 가면 오래 간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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