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의 귀환...지난해 무관 씻고 개막전서 승전보

최수현 기자 2024. 1. 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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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오른쪽)와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선수 제프 맥닐이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LPGA 투어 힐턴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고 있다. 맥닐은 이번 대회 유명 인사 부문에서 우승했다./AP 연합뉴스

열다섯 살 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던 리디아 고(27·뉴질랜드). 그가 12년 만에 통산 20승을 채웠다. 한 번만 더 우승하면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리디아 고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617야드)에서 열린 2024시즌 개막전 힐턴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 4라운드를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경기 내내 안정적으로 선두를 지킨 그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쳤다. 2위 알렉사 파노(20·미국·12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치고 1년 2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리디아 고는 박세리(47) 등에 이어 LPGA 투어에서 만 27세가 되기 전 통산 20승을 쌓은 역대 7번째 선수가 됐다. 상금 22만5000달러(약 3억원)를 보태 LPGA 투어 통산 상금 1700만달러(약 227억원)를 돌파한 역대 5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LPGA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포인트 27점 중 26점을 모았다. LPGA 투어 일반 대회 우승과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올림픽 금메달에 각 1점, 메이저 대회 우승에 2점이 주어진다. 리디아 고는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2015 에비앙 챔피언십·2016 ANA 인스피레이션)했고, 올해의 선수상(2015·2022)과 최저타수상(2021·2022)을 두 번씩 받았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통산 25승)와 박인비(36·통산 21승)가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리디아 고는 2012·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캐나다 여자오픈을 2연패하며 ‘천재 소녀’로 골프계에 등장했다. 2015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가 2017년 내려왔고, 5년 5개월 만인 2022년 다시 정상에 올랐다. 3년간 우승 없이 슬럼프를 버텨내기도 했다. 2022년 3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상금왕을 휩쓸면서 화려하게 재기했고 결혼식도 올렸다. 2023년도 유럽 투어 우승으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이후 갑작스럽게 부진에 빠졌다. 상위 10위 안에 두 번밖에 들지 못하면서 투어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상금 랭킹 90위(24만7335달러·약 3억3000만원)에 그쳤다. 시즌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타이틀 방어 기회마저 잃었다.

샷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고진영(29)의 오랜 코치로 잘 알려진 이시우(43) 코치와 지난해 말부터 훈련하면서 부진에서 서서히 빠져나왔다. “단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대선배 줄리 잉크스터(64·미국)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잉크스터는 “매일 언더파 라운드를 목표로 삼으라”며 생각을 단순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PGA 투어 선수들이 한 명씩 팀을 이뤄 나선 혼성 이벤트 대회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에서 제이슨 데이(37·호주)를 파트너로 만나 우승을 합작했다. 당시 최종 라운드 17번 홀에서 리디아 고가 친 세컨드샷이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이 경험으로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고 한다.

이번 대회가 열린 레이크 노나에는 리디아 고의 집이 있다. 지난 두 달간 이 코스에서 훈련하며 다시 한번 부진을 극복해냈다. 그는 “이제 명예의 전당이 정말 가까워져 바로 문 앞에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겠다”고 했다. 올해 큰 목표가 또 있다. 2016년 리우 은메달, 2021년 도쿄 동메달을 따낸 그가 8월 파리에서 1위에 오른다면 올림픽 메달을 색깔별로 수집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2년간 LPGA 투어 대회 우승자 35명이 출전했다. 유해란(23)이 공동 12위(4언더파), 양희영(35)이 공동 22위(1오버파), 전인지(30)가 공동 30위(7오버파)였다. 스포츠·연예계 유명 인사들이 LPGA 투어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경기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소속 제프 맥닐(32·미국)이 은퇴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4·스웨덴)을 제치고 유명 인사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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