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선고된 최윤종, 법정서 고개 갸웃거리고 혀 내둘러… 유족은 오열했다

재판부 “가석방 가능성 있지만, 재범 막기 위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 명령 추가”

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고인 최윤종이 지난해 8월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강간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윤종(30)에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유가족은 최윤종에 사형이 선고되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는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와 더불어 최씨 범행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에 공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 등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최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서 최씨는 재판부가 ‘피해자가 금속 너클로 맞은 뒤에도 격렬히 저항하자 목을 감아 질식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을 설명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씨 측은 재판 과정 내내 피해자의 목을 감아 체중을 실어 누른 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최씨는 재판부가 ‘유가족의 심정과 교사인 피해자의 제자들이 얻은 충격’ 등에 대해 언급하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판례가 있다”면서 최씨에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과 성향, 가족관계 등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무기징역을 선고해 재범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유족에게 사과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할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가석방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이 가석방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 없어 재범 가능성을 막기 위해 3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선고 결과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피해자의 친오빠인 A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 “우리나라가 사형이 안 되고 있어 무기징역이 나온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보고 가해자가 계획을 했다고 한다. 누군가 이 범죄를 보고 또 따라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