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모범사례 ‘임산부 전용 구급차’…운영 부담에 생색내기용 전락

곽동화 2024. 1. 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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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며 충남도가 야심차게 도입한 '임산부 119 구급서비스'가 시행 6년 만에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도입 취지와는 달리 운영 부담을 이유로 이용에 제한이 생기고, 또 이용률까지 급감하면서 수억 원을 들인 전용 구급차가 그냥 서 있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곽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충남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임산부 119 구급서비스'.

현재 각 시·군에 한 대씩 임산부용 구급차가 배치돼 있고, 2021년에는 분만 장비까지 갖춘 대형 '임산부 전용 구급차' 넉 대가 권역별로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대형 전용 구급차 한 대당 2억 원, 8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시행 6년 차를 맞은 지난해 돌연 이용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충남 전체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건 전년도의 3분의 1수준인 6백여 건.

특히, 한 대당 2억 원인 '임산부 전용 구급차' 이용은 고작 34건에 그쳤습니다.

시행 초기, 산부인과 정기 검진 등이 필요한 만삭 산모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한 해 2천 건이 넘도록 이용됐지만, 지난해부터 이용 가능 지역이 분만 시설이 없는 군 지역과 시 지역은 농·어촌 지역으로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시내 거주 임산부/음성변조 : "(시내에서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갑자기 걸어가야 할 때 그럴 때는 이런 게 있었으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인력의 보충 없이 출동이 잦다 보니 일반 구급에 공백이 생기면서 낮에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게 된 점도 이용률 저조에 한몫을 했습니다.

[충남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비응급 환자(산모)를 이송하다 보니까 그 지역에 있는 응급 환자 이송을 못 하게 됐어요. 그래서 임산부 전용 구급차는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것으로 변경해서…."]

사정이 이렇자 소방본부는 결국 '임산부 전용 구급차' 를 일반 구급에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백운갑/충남소방본부 구급 팀장 : "다목적으로 활용하고자 검토하고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환자 이송용으로 활용하거나…."]

저출생 극복 정책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던 '임산부 119 구급서비스'가 운영 부담만 떠안다가 결국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유민철

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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