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레이어 출신 클린스만 감독의 조언 “대회 기간엔 여론과 거리 둬라”
선수들 감싸며 평정심 유지 강조
“쉽지 않겠지만, 특히 대회 기간에는 여론과 거리를 둬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3 아시안컵에서 비판받고 있는 선수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대표팀은 64년 만에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던 주장 손흥민(32·토트넘), 세계적인 명문 구단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센터백 김민재(28), 프랑스 리그1 명문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이강인(23)까지 선수 면면은 화려하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도 크다. 조별리그 1·2차전 내용은 우승 후보답지 못했고,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준 일부 선수를 향한 비난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여론과 적당히 거리를 두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조언은 수긍할 만하다. 비판 여론을 의식하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전에 약속된 움직임과 다른 플레이로 팀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매체가 감정적인 평가를 하고, 각자 다른 관점에서 말한다”면서 “나의 조언은 사람들이 말하도록 내버려 두고 존중하되 움직이는 방식을 바꾸지는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과 거리 두기는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조별리그 1·2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왼쪽 풀백 이기제(33·수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스트라이커 조규성(26·미트윌란)을 향한 일부 비난은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고, 언젠가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때가 올 것이라고 감싸고 있다.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 이튿날 진행된 회복 훈련에서는 선수들과 어깨동무하고 웃으며 긴장을 풀어주려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이 자기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18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국 아르헨티나도 조별리그 초반 1~2경기에서는 부진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거듭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은 요르단전 이튿날인 21일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22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오는 25일에는 2패로 E조 최하위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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