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 병원 전공의 86% “의대 정원 늘리면 단체 행동”

지난 2020년 8월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일부 병원 자체 조사 결과 의대 증원 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전공의가 86%에 이른다는 설문 결과를 전하며,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2020년 의대 증원 등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 때도 대형 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등으로 일하는 전공의들이 참여해 의료 현장 부담이 가중된 바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21일 기준 55개 수련 병원 전공의 86%가 의대 증원 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전체 전공의는 1만5000여명 정도이며, 이번 설문에 참여한 55개 수련 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는 4200여명이다. 설문 조사를 진행한 병원 가운데 500병상 이상 병원은 27곳이었으며, 서울 대형병원인 이른바 ‘빅5’ 병원도 2곳 포함됐다는 게 대전협 쪽 설명이다. 대전협은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수련병원에서 교육 받으며 일하는 전공의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번 설문 조사는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대전협 차원의 공식 조사는 아니다. 지난달 30일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 이후 일부 수련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결과를 대전협에 전달한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대전협은 “(의대 증원 논의) 추이에 따라 전체 전공의 대상으로 의대 정원 확대 대응 방안 및 참여 여부를 조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설문조사 취합 결과를 전하며 “정말 의사가 부족한지부터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확한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 공동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의대 학생으로 꾸려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공식 비상 대책회의를 열기 위한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