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판’이 모으고 ‘불법OTT’가 뿌리고…‘청소년 도박’ 근절 언제? [탐사K]
[앵커]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초중고생의 5%가 도박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법 도박 조직들은 청소년을 총판으로 섭외해서 또래들을 유인하고 그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데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동영상이나 웹툰 불법 유통사이트에는 온라인 도박 광고가 넘쳐납니다.
탐사보도부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어진 시간은 15초.
어느 쪽 카드가 더 높은 숫자가 나올지 고릅니다.
["용은 K, 호랑이는 10. 용 승리! 축하드립니다."]
실제 게임과 유사한 온라인 불법 도박입니다.
이 학생이 호기심에 온라인 도박에 처음 손을 댄 건 3년 전 중학생 때입니다.
[이○○/온라인 불법 도박 피해자/음성변조 : "이름, 전화번호, 계좌번호만 적으면 거의 (회원 가입이) 되는 것 같아요."]
처음 몇 번 돈을 따자 욕심에 돈을 더 많이 걸다가 결국엔 돈을 전부 잃고 정신마저 피폐해졌습니다.
[이○○/온라인 불법 도박 피해자/음성변조 :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몇십만 원씩 하고 많을 때는 뭐 하루에 몇백만 원 하기도 하고."]
이 학생처럼 10대들이 온라인 도박을 처음 접하는 되는 건 대개 주변 선배들을 통해섭니다.
'총판'이라 불리는 이들은 후배들한테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고 수수료를 챙깁니다.
[김○○/고등학생 '총판'/음성변조 : "동생들한테 다른 사이트 쓰지 말고 우리 사이트, 포인트 많이 챙겨주고 좋으니까 우리 사이트에서 해. 이런 식으로."]
한 온라인 구인 사이트입니다.
총판할 사람을 찾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미성년자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웹툰 등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이트의 도박 광고도 문제입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 관계자/음성변조 : "문자 뿌려서는 안 먹혀. 성인사이트하고 드라마 보는 사이트 있잖아. 거기가 제일 잘 먹혀. 요즘 (도박) 사이트들 (10대) 애들 없으면 안 돌아가."]
정부 관련 기관의 조사 결과 초·중·고교생 400만여 명 가운데 19만여 명, 5% 정도가 도박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해 범정부 대응반을 꾸렸습니다.
도박 사이트와 광고를 차단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문제는 실효성입니다.
[신알찬/변호사 : "(도박 사이트가) 차단되자마자 곧바로 다음 도메인으로 업데이트해서 그 주소를 다시 홍보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온라인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계좌 지급 정지 조치, 즉 '돈줄'을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호연/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 : "통장이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포) 통장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그 사이트랑은 거래를 끊으려고 해요. 그러면 거의 그냥 끝나는 거예요. 통장을 건드려버리면."]
이런 지적에 따라 정부는 현재 보이스피싱에만 가능한 계좌 지급정지를 불법 도박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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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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