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왕따 당하나?”…미국·일본 반도체株 뛰는데 우린 왜 이 모양?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4. 1. 22. 21: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타 180억달러 AI투자 발표에
‘반도체 훈풍’ 만난 주요국 증시
미국 S&P500은 역사적 최고점
일본 닛케이도 버블시절 재소환
韓, 2차전지株 하락에 호재희석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23% 오른 4839.81을 기록해 역사적 최고점을 다시 썼다. [AFP = 연합뉴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이 불면서 주요국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며 증시 전반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호재에도 국내 증시만 유독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코스피 2차전지 관련주의 실적 부진 우려가 반도체주 상승세를 상쇄시키고 있는 까닭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23% 오른 4839.81을 기록해 역사적 최고점을 다시 썼다. 18일 TSMC의 가이던스 발표에 이어 19일에도 호재가 이어졌다. 메타 플랫폼스가 AI경쟁력 확대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150억~18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발표에 반도체 설계·장비주들이 대거 오른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를 오르며 나스닥과 함께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35.9%가 올라 이번 빅테크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주요 반도체 업종들이 많이 오른 상황이지만 AI 시장의 성장 전망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상승여력이 크다”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반도체대형주 비중이 큰 반에크반도체ETF(SMH)가 수익률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이날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니케이225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62% 오른 3만6546.95선에 마감해 34년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1989년 버블경제 붕괴 직전의 최고점 3만9000선을 불과 6% 남겨둔 상태다. 주요 업종 중 가장 상승폭이 컸던 업종은 반도체 장비주들이었다. 웨이퍼·기판 검사업체인 레이져테크는 전거래일 대비 4.77%, 반도체 세척장치 제조업체 스크린홀딩스는 5.03% 올랐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 장비사 도쿄일렉트론 역시 1.66% 상승하며 주가가 버블경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ACE 일본반도체 ETF도 2.03% 올랐다.

한국 역시 장초반 반도체주에 외국인들의 매수가 들어오며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결국 전거래일대비 0.34% 내린 2464.35에 마감했다. 반도체주들의 연이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주들의 낙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20위권 내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3%), POSCO홀딩스(-3.86%), LG화학(-4.33%), 삼성SDI(-4.28%), 포스코퓨처엠(-5.57%), 에코프로머티(-11.32%)의 하락폭이 워낙 커 52주 최고가를 다시 쓴 SK하이닉스의 효과를 눌렀다. 반도체 KRX 반도체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5% 상승했다.

2차전지주는 연초부터 테슬라와 함께 동반하락하고 있었는데 이날 나온 에코프로비엠의 작년 4분기 영업적자 전망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426억원을 예상하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54%나 하향조정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위축, 경쟁 확대, 셀 업체의 자체조달 비중 확대를 감안해 중장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양극재 메이저 3인방 중 하나인 엘앤에프의 4분기 대규모 적자 공시 이후 다른 양극재 업체들의 4분기 적자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4분기 들어 전방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주요 배터리 고객사들의 양극재 구매 물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라 평가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의 하락폭은 10.95%로 작년 7월 27일 17.26% 하락에 이어 최대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0.54% 오른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주들은 AI모멘텀에 강하게 반응하며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리노공업은 11.43%, 이오테크닉스는 6.53% 상승했다.

그러나 반도체 대형주 주가가 D램 업황 부진으로 아직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데다 2차전지 대형주들의 급락으로 코스피는 여전히 역사적 최고점 (2021년 6월 3302.84)대비 25% 가량 빠져 있는 상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