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서 논란 인물까지 귀환…‘혁신 공천’ 빛바랜 민주당

김윤나영 기자 2024. 1. 2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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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임종석 총선 출마 선언…미투 논란 정봉주도 출사표
친명·비명계 갈등 부채질…“세대교체 외면·내로남불” 비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더불어민주당 ‘올드보이’ 정치인들이 4·10 총선에서 귀환을 노리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있거나 성비위 사건에 연루된 친이재명(친명)계 정치인들도 “이재명을 지키겠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원외 정치인과 비이재명(비명)계 현역 의원 간의 공천 갈등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혁신 공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2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올드보이 불출마 요구에 대해 “오히려 한국 정치에는 OB(올드보이)가 너무 적다”며 “국회는 노·장·청 조화가 필요하다. 신병으로 전투력이 생기겠나”라고 반박했다. 전북 전주병에서 5선에 도전하는 정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이재명 대표 지킴이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전주병 현역 의원은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 “기조를 수정할 생각이 1도 없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힘으로 멈춰 세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586 용퇴론에는 “특정 세대가 특정 세대를 배제하는 것도 뺄셈 정치로 가기 때문에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대의와는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홍익표 현 원내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중구성동구갑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민주당은 전략선거구에 청년과 여성을 우선 공천하기로 했다.

사법 리스크가 있거나 성비위·막말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도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수진 의원(비례)은 이날 “이재명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며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 출마를 발표했다. 전날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철회한 지 하루 만이다. 이 의원은 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가 명예훼손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은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냈다.

정 전 의원은 대선 경선 기간이던 2021년 10월 이 대표 대선 출마에 비토 정서를 보인 친문재인(친문)계 강성 지지층을 향해 “친문을 빙자한 꼴통, IS(이슬람국가), 0.1%의 반골들, 삶은 멸치 대가리 같은 개XX들”이라고 비난했다. 정 전 의원은 2022년 5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집회에서 당 지지자들에게 ‘노(NO) 수박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수박은 비명계 의원들을 일컫는 멸칭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지불태’(멈출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를 언급하며 용퇴를 촉구했지만, 친명계와 비명계 간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 중 하나인 세대교체에 능동적이지 못하고, 내로남불·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명확하고 단호한 태도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의 노력은 없고 친명 자객공천 논란만 부각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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