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 사퇴 요구, 약속대련”
개혁신당 창당 동력 지키려
여당·정부 갈등 의미 축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사진)가 대통령실의 ‘한동훈 사퇴 요구’ 사태와 관련해 22일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며 “애초에 기획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충돌 상황이 아니라 ‘약속대련’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보낸 건 약속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약속대련은 겨루기에서 사전에 공격과 방어를 약속하는 것을 뜻한다. 겉으로는 한 위원장을 향한 대통령실의 압박으로 비치지만, 실상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서 기획된 그림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내 ‘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이유가 없다”며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충돌이 약속대련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갈등이 봉합된다면 약속대련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사퇴 압박을 한 위원장이 거부하고 버틴 모양새가 되면 당정 차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약속대련 평가에는 정치적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로 실제 ‘보수 재편’이 일어날 경우 제3지대 개혁을 향한 지지 동력이 여당으로 흡수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대응이란 것이다.
이 대표로선 갈등 의미를 축소할 유인이 있다. 개혁신당이 창당 컨벤션 효과를 누릴 타이밍에 윤 대통령의 ‘대체재’ 위치를 한 위원장이 잠식한다면 개혁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12년 총선 때 ‘박근혜 비대위’가 한 사례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카드로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한 결과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 내부적으로 2012년 박근혜 비대위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면서 “그때와 (지금은) 느낌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한동훈과 윤석열의 지지층은 똑같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30% 나오는 상황에서 그 30을 갖고 자기들끼리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갈라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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