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주사 놓을 정맥 못찾아...美, 질소가스로 첫 사형 논란
앨라배마주에서 예정된 사형 집행을 두고 미국이 시끄럽다. 청부살인범에게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려다 실패한 뒤 1년 2개월 만에 재시도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도입한 적이 없는 질소 주입 방식으로 집행될 예정이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오는 25일(현지 시각)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1988년 목사 아내 청부 살해 사건의 범인이다. 그는 보험금을 노린 목사로부터 “내 아내가 강도에게 살해당한 것처럼 위장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잔혹한 방법으로 여성의 목숨을 빼앗았다. 수사 과정에서 청부 사실이 들통난 목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함께 기소된 공범은 2010년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스미스도 범행 34년 만인 2022년 11월 이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사 바늘을 꽂을 정맥을 찾지 못해 집행이 무산됐다. 교정 당국은 그의 팔쪽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으려고 시도하다가 잘 되지 않자, 거꾸로 매달아 놓고 쇄골 근처 정맥의 줄기 부분을 찾아 집행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정맥을 찾지 못해 약물 주입 방식의 사형이 실패하는 일은 드물게 일어난다. 수형자가 지나치게 비만이어서 혈관을 찾지 못하거나, 마약 중독자들처럼 주사 바늘을 자주 꽂아 혈관 조직이 괴사한 경우 등이다.
주 사법 당국은 재집행을 결정하면서 약물이 아닌 질소 가스 주입 방식을 택했다. 사형수에게 마스크를 씌운 다음 이 안으로 질소 가스를 투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 방법이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시도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시행됐거나 시행 중인 사형 집행 방식은 약물 주입, 전기의자, 가스실, 교수, 총살 등 5가지다. 최근에는 약물 주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사형 집행에 자사의 약물이 사용되는 것을 꺼리는 제약사들이 생산을 중단해 재고가 떨어지는 상황이 잇따랐다. 이에 사형을 꾸준히 집행하고 있는 앨라배마·오클라호마·미시시피 등 3개 주는 2018~2022년 순차적으로 질소 가스 주입을 합법적 사형 방식으로 법제화했다. 문제는 어느 곳에서도 실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질소 주입 방식에 대해 “몇 초 안에 의식을 잃고 몇 분 안으로 고통 없이 사망에 이른다”는 입장이다. 스미스의 변호인은 “주 정부가 새로운 처형 방법의 시험 대상으로 삼았다”고 반발하며 부작용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마스크가 100% 신체에 밀착하지 못해 그 틈으로 산소가 일부 스며들 경우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한참 뒤에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권 단체들도 같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임박한 형 집행이 중단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스미스는 주 법원에 질소 가스 주입 방식에 대해 위헌 소송을 낼 수 있게 집행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이에 항고해 현재 주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인데 상급 재판부가 인용할 경우 재집행 절차는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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