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한국의 저출생, 인구 늘리는데 초점 맞추지 말고 '햇볕정책' 펼쳐야!"

MBC라디오 2024. 1. 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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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최지은 작가, 권영은 활동가


◎ 진행자 > 한국의 저출생 문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여야가 같은 날 나란히 저출생 대책 공약 내놨는데요. 사실 심혈을 기울여 내 놨을 텐데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는 당사자, 그리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 생활을 하겠다라고 작정하신 분들 이런 당사자 분들 생각은 어떤지 한번 직접 모시고 들어볼까 합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권영은 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은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라는 책의 저자 최지은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지은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먼저 본인 소개 간단하게 해 주시죠. 우리 권영은 님.


◎ 권영은 > 네, 저는 예비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 1명을 키우며 일을 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결혼한 지는 8년이 되었고요.


◎ 진행자 > 최지은 작가님도 본인 소개를 좀 해주세요.


◎ 최지은 > 저는 올해 결혼 10년 차가 됐고요. 43살인데 아마 앞으로도 그냥 아이 없이 계속 살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진행자 > 나이까지 말씀은 안 해주셔도 되는데 (웃음) 예, 올해 한국 합계 출산율이 0.6명대로 진입할 거다 관측이 나오는데요. 외신에서는 14세기 유럽 흑사병 시대의 인구 감소보다 심각하다 이런 보도가 나왔어요. 먼저 두 분은 이렇게 초저출생 사회, 저때는 둘도 많다 막 이랬단 말이죠. 그래서 아이를 적게 낳자 이랬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 된다 시절이 돼버렸어요. 순식간에 한 30년, 40년 사이에 이렇게 초저출생 사회로 가게 된 핵심적인 원인이 뭔지를 조금 우리 권영은 님부터 말씀을 해 주시죠. 어떻게 보고 계세요?


◎ 권영은 > 제가 아이를 키워보니까요. 다시는 해선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책의 제목을 빌려보자면 둘째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저를 소개하고 싶은데요. 출산 양육 과정이 너무 힘듭니다. 오늘도 지금 아이랑 함께 했거든요. 그 이유가 유치원 하원하고 제가 일을 마치자마자 다른 활동을 하려면 누군가가 저 대신에 돌봐줘야 되는데 아빠는 늦게까지 일을 해요. 그리고 주변에서 도와줄 손길은 없다는 거죠. 그러면 함께할 수밖에 없는데 그만큼 여자들의 사회적인 활동이 그만큼 이것마저 안 하면 제약이 되는 거잖아요. 남편하고 제가 결혼할 때에는 평등 선언문을 읽고 낭독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도 현재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려고 애쓰지만 그러나 구조적으로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서 결국은 남성이 더 일을 빼기 힘들다.


◎ 진행자 > 문화와 구조.


◎ 권영은 > 분위기, 구조, 그리고 핑계, 그렇게 핑계를 대서 그래서 어쨌든 성차별적인 현실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너무 고단하고 힘들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것은 저 개인만은 아니겠죠.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고요.


◎ 진행자 > 낳아서 키우는 게 너무 힘들다. 독박 육아. 흔히 말하는 낳아서 키우는 게 너무 힘드니까 더 낳을 생각을 못하겠다. 최지은 님은 아예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어라는 책을 쓰셨어요. 초저출생 사회가 된 원인 어떻게 지금 진단하고 계십니까?


◎ 최지은 > 사실 1960년대 이후에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낮아져 왔잖아요. 그리고 한 2000년 초반부터가 우리 초저출생이다라는 문제가 이제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시기인 것 같은데 사실 저는 무자녀 부부로 살기로 한 기혼자이지만 지금 한국의 출생률 문제는 기혼 부부의 출산 기피보다도 오히려 혼인율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에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분석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건 또 별도로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인데, 제가 결혼하고 또 주위에 양육하고 출산하고 이런 사람들을 보면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한국은 노동시간이 너무나 길다. 권영은 활동가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부 둘이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이 너무 극한 상황에 처하기가 쉬운 그런 노동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거, 그리고 또 하나는 역시 이 가부장적인 결혼 문화 안에서 여성이 너무나 과중한 노동을, 가사도 그렇고 양육 관련해서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짊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심적인 부담, 그리고 경력의 단절 같은 문제들이 있는데 근데 문제는 늘 정치권에서 내놓는 이 저출산 대책이라는 것이 저출산 대책 따로 놀고 노동 정책 따로 놀고 그렇게 되면 예를 들면 작년에 나왔던 주 69시간 근무제 같은 경우에는 이것이 그냥 노동 정책만인 것 같지만 이런 것들이 결국 출산율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전문가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일은 몰아서 할 수 있지만 애는 몰아서 키울 수 없다. 근데 이렇게 당연한 것을 왜 정치권에서는 계속 모르는 척하는가 그런 의문이 많이 듭니다.


◎ 진행자 > 이런 가운데 어쨌든 간에 저출생 대책,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 등등등 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대책들을 많이 내오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같은 날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저출생 대책을 내놨는데 국민의힘은 배우자 출산 휴가를 현행 10일에서 1개월로 늘려 의무화하고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 연 5일 유급 자녀 돌봄, 육아 동료 수당, 여성가족부 폐지와 인구부 설치 등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신혼부부 가구당 자녀수에 따른 1억 원 대출과 탕감, 자녀 셋 되면 1억 원 탕감해준다고 하는 거더라고요. 초등 이상 미성년 자녀 아동수당, 자녀수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제공 등의 핵심적인 약속들 굉장히 내용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평가를 해주세요. 어떠세요? 권영은 님.


◎ 권영은 > 돌봄을 돈으로 살 수 있는가 저희는 직접 제가 아이를 낳는 것을 선택한 이상 제가 잘 기르고 싶은데 아무리 돈을 어떻게든 준다고 해서 그것을 양육의 시간으로 바로 바꿀 수 있는가 의문이고요. 지금 이렇게 보니까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키우셨나 이런 의심은 사실 들어요. 돌봄을 아니냐. 제가 예전에 만 5세 입학 얘기했을 때도 교육부 차관님께 돌봄을 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이분들에게 또 얘기를 하고 싶어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연 5일, 월 5일 아닙니까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 진행자 > 연5일 유급 자녀돌봄 휴가 국민의힘. 연 5일이네.


◎ 권영은 > 네, 지난주만 해도 우리 아이 감기 걸려서 이틀 못 갔습니다. 그러면 제가 재택을 했거든요. 그러면 이건 둘이 합쳐서 10일을 써도 아이 하나 제대로 졸업식 행사 몇 번 가고 아이 감기 몇 번 하면 끝나는 날인데 현실이라고 내놨는지 잘 모르겠고요. 다른 곳에서 돈으로 뭔가 조건을 달아서 하나를 낳으면 둘 낳으면 셋 낳으면 제가 5천만 원 탕감하려고 아이를 안 낳겠습니다. 저는.


◎ 진행자 > 5천만 원 탕감을 위해서 아이를 낳을 것이냐.


◎ 권영은 > 아이를 어떻게 그렇게 돈으로 이렇게 하려고 하는지 그 생각부터 너무 잘못됐고요.


◎ 진행자 > 근데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 않아요. 헝가리 모델 자꾸 얘기하면서 헝가리에서는 돈을 쏟아 부어주니까 어쨌든 출산율이 우리나라보다 더 낮았었는데 우리나라 거의 2배 수준으로 올라가긴 했더라고요.


◎ 권영은 > 돈을 제대로 못 쓰는 것 같아요. 저출산 예산 같은 경우에는 건물을 재건하는 데 쓰고 남는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저는 지금 초등학교 돌봄교실 이미 입학도 하기 전에 돌봄교실 뽑기를 갔어요. 그런데 교실이 정말 낡은 교실에 양육자들은 정말 생계 저 해야 돼요. 제발 좀 돌봐주세요. 이렇게 열악하지만 돌봐주세요 이러는데 초등 돌봄교실이 두 개를 마련하면 될 것은 하나밖에 안 돼 있거든요. 그 예산이 이 돌봄교실로 오지 않아요. 이미 낳은 아이를 향해서는 이 돌봄교실이 너무나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마련하지 않고 저출산 예산이라고 해서 어디에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지금 나온 공약마저도 이상하게 양육자 조금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이건 아니에요. 정말 반발이 나올.


◎ 진행자 > 어떻게 평가하세요? 우리 최지은 작가님.


◎ 최지은 > 저도 권영은 활동가님하고 같은 생각이 드는 게 정말 내가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아도 친구가 아이 키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조카가 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아이는 정말 돌봄과 그리고 엄청난 시간이라는 걸 필요로 하는 존재이고 그리고 변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존재거든요. 그래서 어린이집 때부터 초등학교 특히 저학년 정도까지가 아이들이 되게 자주 예측하지 못하게 아프고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을 하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 항상 직장에서의 문제들과 얽히기 때문에 결국은 굉장히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1학년 때 일을 그만둔다든가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정말 수도 없이 보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같은 때 돌봄교실 떨어졌다, 어떻게 하냐, 이거 완전 절망이다, 이런 엄마들이 너무너무 많은 거예요. 근데 이런 얘기들을 계속 보고 듣다 보면 아이를 아직 안 낳은 사람들에게는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건 정말 너무너무 내가 매일매일 가슴을 졸이면서 살 수밖에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구나. 그리고 정말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도 여기저기 아쉬운 소리를 해야 된다는 거, 그리고 막 계속해서 어떤 극한 상황에 몰려서 살게 된다는 거구나라는 것들을 계속 사회적으로 학습을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르기가 쉬운 거죠. 요즘 사람들이 희생정신이 부족하다 이기적이다라고 말할 게 아니라 지금 한국은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에는 너무나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니까 예전에는 어르신들은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그랬어요. 애들은 다 지 먹을 건 자기가 알아서 타고 나서 나온다. 근데 요즘 그런 말은 사실 안 통하는 사회인 것 같거든요. 저도 이렇게 쭉 살펴보니까 국민의힘의 저출생 대책은 제도 보완 중심으로 쭉 돼 있는 것 같고, 그 다음에 민주당 쪽은 집, 집을 준다 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준다, 이렇게 물적 지원 위주로 돼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지금 두 분 다 말씀하시는 거는 노동시간 문제를 주로 얘기를 하셨어요. 그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 주변에서도 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권영은 님.


◎ 권영은 > 네, 저는 이번에 초등 돌봄 떨어지고 너무나 좌절을 해서 어떡하나 저도 그만둬야 되나 저에게는 조금 더 여유로운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난감해서 그래서 지역 카페 일명 맘카페죠. 거기에다가 물어봤더니 너무나 노동시간 단축해야죠라고 다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돌봄교실이 늘어나고 이것에 대해서 워낙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거보다 일단은 아이들에게 충분하게 양육자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해 달라. 돌봄시간 단축에 대해서 다 알고 계세요. 그런데 왜 그분들은 모르시는 건지, 그리고 돈은 각각의 누구에게 찔끔찔끔 이렇게 나눠주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어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충분하게 배우고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고 어디나 즐겁고 그것이 골고루 이렇게 사회적으로 공공의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넓히는 방향이 되어야지 조건부로 돈을 10만 원, 20만 원 주겠다라고 해서 그것을 쓰게 되면 키즈카페 한 번 가고 뭔가 프로그램에 학원 한번 보내고 나면 그 돈은 소진되거든요. 그것은 항구적이지도 않고요. 지속적이지도 않아요. 그래서 저에게는 시간이라는 거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그건 개인이 노력을 해서 달성해야 되고 누군가에게, 대기업을 가라 그런 곳에 가라 그런 사람들을 누리지 않냐라고 해서 개인에게 마치 너가 노력하지 않은 탓이다라고 지금 몰고 있는데 그건 개인의 탓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정말 아이를 마음 놓고 기를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최 작가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같은 제도 이거를 조금 더 확대하거나 이거를 의무화한다, 이런 게 국민의힘 정책의 가장 골격인 것 같아요. 제도의 확대, 내지는 의무화, 이거 지금 없어서 못 쓰는 게 아니라 있어도 못 쓰고 있는 거 아닙니까? 사실.


◎ 최지은 > 과거에 비해서는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예를 들면 공무원 교사 이 정도의 직업이 아니고서는 일반 기업에서는 아마 대기업은 그래도 복지가 낫다고 알고 있지만 그냥 일반 기업에서는 한국은 정말 과중한 노동을 시키는 기업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있어도 사용하는데 너무나 눈치가 보인다라는 얘기들을 항상 듣게 되고 또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면 예를 들면 진급은 물 건너 간 걸로 봐야 된다 이런 식의 분위기들이 굉장히 만연해 있단 말이죠. 여전히.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또 돌봄은 모두 여성에게 몰리게 되어 있는 거죠. 임금 자체가 남성이 더 높은 경우가 많으니까 그러면 남성은 일을 쉴 수도 없고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돈을 따져봤을 때 그러면 여성이 휴직을 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게 낫다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기가 쉽고 그러다 보면 여성들은 더 경력 단절이 되고 그걸 보고 있는 또 다른 출산하지 않은 여성들은 출산이라는 건 내 경력을 끝장내는 선택이구나 라고 생각하기가 쉬운 거죠. 이런 것들이 정말로 실효성이 얼마나 될까. 지금 공약으로서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정말로 기업에서 그리고 정부에서 이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저희는 그것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크지 않은 거죠.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 진행자 > 그렇다면 이렇게 제도를 일부 확대한다거나 또는 그것을 의무화한다고 해서 실제로 크게 출생률을 높이기 쉽지 않다. 그 다음에 돈 5천만 원 더 준다고 해서 내가 둘째를 낳을 생각은 없다. 이게 대체로 젊은 그건 여성만의 생각이 아니라 젊은 부부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 부부들이 또는 여여남남 다 포함해서 결혼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그런 생각일 거다라고 말씀을 주셨는데, 그렇다면 지금 출생률을 높여야 되는가 또는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핵심적으로 지금 우리 아이를 낳아 키우는 우리 권영은 님 어떤 생각, 어떤 대책을 세워야 되는지에 대해서 좀 말씀을 좀 해주시죠.


◎ 권영은 > 저는 왜 높여야 되는지도 사실은 모르겠어요. 제가 만 5세 아이들 입학을 반대할 때만 해도 들은 얘기가 아이들이 그 시기되면 노동인구가 너무 줄어든대요. 그래서 빨리 학교에 입학시켜야 된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제가 아이를 노동인구를 만들기 위해서 아이를 낳은 건 아닌데 나라에서는 지금 저출생을 그렇게 보고 있구나.


◎ 진행자 > 그래서 제가 첫 질문을 왜 높여야 되는 건지 라고 질문드리는 거예요.


◎ 권영은 >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안 높여도 되고요.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높여야 되는가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과연 높여야 될까 이런 상황에서 환경이 오염되고 노동시간은 점점 더 늘어나고 성차별은 강화되고 저희 아이는 여자 아이입니다. 어떡하죠, 막 걱정이 돼요. 그래서 저는 높여야 된다는 것 자체에도 동의하지 않고요.


◎ 진행자 > 애국하러 애 낳아라 그런 얘기는 안 통하는 시대가 됐다라는 거를 우리 어르신들이 아셔야 됩니다.


◎ 권영은 > 저희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으니까 아이에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경험을 해본 거예요. 그리고 본인도 우울증을 겪었고 사회적 고립도 겪었고 유아차가 얼마나 그 턱을 넘기 힘든지 노키즈존이 얼마나 부당한지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으면서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어가면서 공감력을 키웠습니다. 남성에게도 저는 그런 공감의 능력을 키울 기회가 많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돌봄이 여자 역시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그것이 내 몫으로 많이 주어졌구나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남성이든 여성이든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 시대에 아동 돌봄이던 노인 돌봄이든 돌봄의 문제는 우리 모두 서로 상호적인 책임과 역할이 있음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고 배워가는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어떻게 이 똑같은 질문에 대해서 우리 최지은 작가님.


◎ 최지은 > 계속 언론에서도 그렇고 정부에서도 저출산 우리 사회 문제고 인구 절벽이고 소멸이고 이런 얘기들을 계속하는데 저는 결국 이 문제는 소위 말하는 햇볕정책을 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진행자 > 햇볕정책, 어떤 햇볕정책입니까?


◎ 최지은 > 얼마 전에 신임 인구학회장 분이 사회학과 교수님께서 인터뷰를 하셨는데 그동안에 공적 차원에서 나왔던 이야기 중에 가장 납득할 수 있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국가적 사회적 필요성에 인구를 늘려야 된다는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낳고 싶은 사람을 도와주고 안 낳고 싶은 사람을 존중하고, 낳은 아이들을 잘 키워내도록 해야 된다. 즉 다양성을 인정하면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한국에서 어떠한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의 행복을 누리면서 이 사회적 안전망 안에 내가 살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면 여기는 살 만한 사회라고 느낄 것이고 그렇다면 내 아이도 낳아서 키워볼 만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미칠 텐데 지금처럼 안 낳는 사람들을 무임승차자고 낳은 사람들은 애국자인데 아무튼 너희가 알아서 잘 키워야지라는 식으로 취급하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불안해서 아이를 더 낳을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누군가가 나를 나쁜 부모라고 비난하지 않을까 같은 그런 두려움 안에서 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를 행복일 수 있는 것들마저도 계속 스트레스로 느끼게 되는 그런 사회 경제적인 문제들도 분명히 있지만 문화적인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건 사회 전체가 다시 디자인되어야 하고 우리 국민들의 인식, 내가 아이를 낳든 안 낳든 내 가족 안에 아이가 없다 해도 아이라는 존재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가라는 것들을 다 같이 고민을 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인 거죠.


◎ 진행자 > 낳은 아이를 잘 키우면 낳고 싶어지겠죠. 낳은 아이가 행복하면 낳고 싶어질 것이고 그 가족들이 행복하면 또 낳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책을 쓴 최지은 작가, 그리고 권영은 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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