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왕의 DNA'…끝나지 않은 교권침해
[EBS 뉴스]
지난해 학교 현장은 교권침해와 관련한 갈등이 이어지면서, 몸살을 앓았습니다.
새내기 교사가 학교에서 숨지는가 하면, 교육부 공무원이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는데요.
엄격한 진상규명과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뜨거웠지만, 해를 넘긴 지금도,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해 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이초 악성민원 의혹 제기 교사
해당 학부모에 오히려 '명예훼손' 피소
"비방 목적 있다 보기 어려워"
경찰 최종 "무혐의" 처분
"왕의 DNA" 교육부 사무관, 징계 미뤄져…
초등교사노조 "엄벌 탄원"
해 넘긴 교권침해 사건들…
현장은 아직 '가슴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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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초등교사노동조합의 김승미 정책기획국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국장님 어서 오세요.
이른바 연필 사건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난 뒤에 오히려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교사분이 경찰에서 불송치 처분 받았습니다.
초등교사 노조에서는 이 처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승미 정책기획국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네, 서이초 연필 사건 의혹을 인터넷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학부모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오늘 경찰로부터 불송치되면서 해당 교사들은 혐의를 벗게 되었습니다.
서이초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은 서이초 학부모를 혐의 없음으로 사건 종결하였습니다.
유족 측은 혐의 없음에 대해 정보 공개 청구를 하는 등 수사 종결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이초 민원 의혹을 받았었던 학부모가 명예훼손으로 여러 누리꾼을 고소하였습니다.
초등교사노조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온라인에서 제보한 교사가 명예훼손으로 피소당해 경찰 소환 조사를 겪고 있는 상황에 참담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교원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며, 이에 따라 경찰은 속히 혐의 없음 처분과 불송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어 해당 사건의 현명한 처분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경찰의 판단에 대해 초등교사 노조는 지당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아울러 서이초 교사 괴롭힘 의혹 학부모 수사 건에 대해서도 검찰로 이관하여 재수사를 통해 지당한 결과를 도출하길 바라는 입장입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서이초 사건이 교육계를 뒤흔든 굉장히 큰 사건이었는데도 법적으로는 별다른 처분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현장 교사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김승미 정책기획국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현장 교사들은 공정한 재수사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요.
지난 8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고인이 학기 초부터 학급 내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의 생활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연필 사건 관련돼서 고인은 학부모로부터 교사 개인번호로 수차례 전화를 받고 소름이 끼치고 불안감을 느꼈다, 학교 측은 고인에게 얼른 전화번호를 바꾸라고 권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 또한 수사 중간 기자간담회에서 연필 사건이 발생한 12일부터 고인이 사망한 18일까지 학부모와 사이에 통화가 수차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 폭행, 협박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했지만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를 종결했죠.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유감을 표한 바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교사들을 향한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 위협, 악성 민원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초등교사노조는 검찰 이관 재수사, 내부 감사 자료 공개,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서이초 사건이 교권 회복 운동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그 무엇보다 온당한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가 하면 또 이른바 왕의 DNA 사건으로 굉장히 큰 논란이 됐던 사무관이 있었는데 별다른 징계가 내려지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 쓰셨다고요?
김승미 정책기획국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네 맞습니다.
본 사안은 초등교사노조 조합원 선생님께서 당한 갑질, 아동학대 피소, 직위 해제 건인데요.
해당 선생님은 결국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으셨고 학교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6월경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학부모가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했다라고 결론이 났고, 재발방지 서약 및 서면 사과문을 피해 교사에게 제출하라고 처분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고소인은 피해 교사에게 진심어린 사과 없이 본인의 입장문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그것을 서면 사과문이라고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또한 교육부의 징계도 5개월째 내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히려 해당 사안에 대해서 피해 선생님의 조사가 몇 차례 더 이어졌고요.
해당 선생님은 나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면서 해당 사무관을 명예훼손죄 그리고 모욕죄로 고소했고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노조에서는 피해 선생님의 법률 대응을 적극 지원하며 해당 사무관의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에 대해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에 연명해 주시기를 조합원들에게 호소한 것입니다.
탄원서는 이번 주 목요일 세종남부경찰서에 제출할 예정이고, 많은 탄원서가 모여 교권 침해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사회적 경종을 울렸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지난해 교권보호 대책도 많이 나오고 사회적인 논의도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이 되기는 했는데 어떻습니까? 현장에서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김승미 정책기획국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굉장히 긴 시간 동안 교실에서의 교권이 뒤로 후퇴했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벌어진 사건은 사실 한 번의 서이초만의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은 다들 아셨을 겁니다.
교실이 점점 부풀어만 가는 시한폭탄 같았다는 것을요.
그래서 그렇게 많은 선생님들이 서이초 사건에 마음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교권 4법과 또 다른 여러 교권 보호 대책이 나왔습니다.
사회적으로 교육에 대해서 고민하고 걱정해 주시는 따뜻한 시선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현장이 금방 바뀌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개정되고 신설된 법과 그다음 대책들이 현장에 적용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시행령 그리고 매뉴얼, 인력, 예산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제대로 적용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죠.
아직도 학교는 어렵습니다. 서이초 사건도, 왕의 DNA 사건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초등교사노조로 도움을 요청하는 선생님들이 계속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교권은 선생님들이 학생 위에 군림하고자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많은 선생님이 두 손 모아 간절히 바라는 희망입니다.
선생님들의 마음이 사회에 전달되어 교권 4법이 발표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교육의 중요성을 알아봐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권 4법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기까지 사회구성원 모두가 또 언론이 따뜻한 관심의 눈길을 계속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교육하고자 노력하는 이 땅에 많은 선생님들이 힘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부디 부탁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아직도 학교가 많이 어렵다, 그리고 이 서이초 사건이든 왕의 DNA 사건이든 끝난 것이 없다, 많은 분들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총선 앞두고 교육계에서도 출마 의지 나타내는 인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초교조 포함해서 교원단체에서도 속속 영입된 인재들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이들이 국회로 진출한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승미 정책기획국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교권 회복을 위해서 여러 단체와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었고 교권 4법으로 국회가 응답했죠.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현장의 선생님들에게는 아직 많이 변화가 와닿지 않습니다.
교권 4법으로는 떨어진 교권을 회복시키는 것이 역부족이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권 4법 이외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더 많은 입법이 이루어져야 할 시간이죠.
교육계 인물들께서 국회로 진출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입법에 힘써주실 것입니다.
더불어 교육계에 산적해 있는 여러 문제들을 교사의 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장 교사가 입법에 참여하면 교육 전문성이 반영된 법안과 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육계 여러분들께서 국회로 진출하여 현장과 국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잘 해주시면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초교조도 응원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교권보호는 학교 현장에서 사실 최소한의 존중과 공존의 교육이 이뤄지기 위한 어떤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 제대로 반영해서 체감할 만한 변화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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