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뛰어넘은 우정… 다시 만난 韓日 ‘빙속 전설’

남정훈 2024. 1.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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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는 숙명의 한일전으로 주목받았다.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빙속 여제' 이상화(34)와 일본의 '늦깎이 스타' 고다이라 나오(37)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2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강릉 오벌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 '경쟁'과 '우정'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다시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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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 이상화·고다이라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서 재회
“경기장에 다시 서니 선수 된 듯”
추억의 장소서 6년 만에 만나 울컥
6년 전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는 숙명의 한일전으로 주목받았다.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빙속 여제’ 이상화(34)와 일본의 ‘늦깎이 스타’ 고다이라 나오(37)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이상화보다 세 살 위인 고다이라는 20대에만 해도 1000m나 1500m에서 강점을 보였던 선수였지만, 30대 들어 500m에서 기량이 급성장해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할 유일한 후보였다.
이상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오른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롤모델로 초청된 고다이라 나오가 22일 강릉 오벌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뉴시스
여러 국제 대회에서 만나 뜨거운 우정을 나눈 두 선수는 2018년 2월18일 강릉 오벌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14조에 배정된 고다이라는 쾌속 질주를 이어 가며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15조로 고다이라 다음에 경기를 펼친 이상화는 첫 100m에선 고다이라보다 0.06초 빨랐고, 첫 코너를 나오고도 0.2초가량 빨랐으나 마지막 코너링에서 스텝이 꼬이는 실수가 나오며 37초33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상화는 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흘렸고, 고다이라도 눈물을 흘리며 이상화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라이벌 간의 뜨거운 우정을 선보였다.

6년 전 뜨겁고도 아름다웠던 승부를 펼쳤던 두 레전드가 6년 만에 강릉 오벌에서 재회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2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강릉 오벌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 ‘경쟁’과 ‘우정’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다시 드러내 보였다.

은퇴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 간 두 사람은 서로를 반겼다. 이번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위원장은 뒤늦게 도착한 고다이라를 보고 활짝 웃었고, 둘은 가볍게 서로를 안으며 안부를 물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고다이라(오른쪽)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 위원장을 위로하는 모습. 강릉=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감정이 북받친 듯 “평창 올림픽 때 기억이 떠오른다. 고다이라와 함께 서게 돼 다시 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 준비 공간을 지나쳐 왔는데 울컥했다. 고다이라를 보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감정을 억누르고 왔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만남은 큰 의미가 있는 만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강릉 오벌에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고, 현장엔 수십명의 한·일 취재진이 몰릴 만큼 이목을 끌었다. 고다이라는 “이 경기장에 이상화와 함께 서게 돼 마치 다시 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이)상화와 함께 젊은 선수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둘은 청소년 선수들에게 자신들처럼 선의의 경쟁과 우정의 가치를 배우고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장은 “청소년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특히 여러 가지 벽을 허물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다이라도 “내가 어렸을 때는 청소년올림픽 대회가 없었다. 청소년올림픽을 방문해 어린 선수들을 응원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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