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늘어난 꼼수 '증여'…추징액 4년 새 10배

【 앵커멘트 】 집값이 떨어졌다고 해도, 과연 이렇게까지 떨어졌나 싶을 정도의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증여세를 최대한 줄여 보려는 특수 거래로 추정되는데,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요? 세무조사로 추징한 증여세 탈루세액이 4년 만에 10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최윤영 기자입니다.

【 기 자 】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9월 21억 원을 넘어섰던 전용 84㎡가 최근 14억 5천만 원에 거래 신고가 됐습니다.

4개월 만에 7억 원이 내린 겁니다.

60층이 넘는 아파트로 탈바꿈 예정인 여의도의 이 단지도 작년 말 13억 5천만 원에 직거래 됐는데, 한 달 전엔 19억 원이었습니다.

시세에서 1억~2억 원 정도만 내려도 팔리는 상황에서 이 정도 하락 거래는 가족 간 증여성 특수거래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부동산 중개업소 - "가격이 떨어진 건 아니고 가족 간의 거래 같은데요. 증여는 30%씩 낮춰 거래를 할 수 있으니…."

통상 거래액이 시가의 70% 수준이면 친족간 정상 거래로 인정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한 겁니다.

실제로 집값 상승기나 하락기에는 증여거래가 증가하는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증여 건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우병탁 / 신한은행 부지점장 - "가격 상승기에는 가격이 더 오를까 봐 미리 증여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하락기에는 세금을 좀 적게 내고 증여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증여신고가 늘어나게 됩니다."

덩달아 꼼수 증여를 하다 적발돼 추징을 당한 금액도 지난 2018년 198억 원에서 22년 2,051억 원으로 4년 만에 10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국세청은 최근 집값 하락기를 맞아 다시 꼼수 증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세무조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 최윤영 기자 / choi.yoonyoung@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