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장훈 "내게 공연은 취미…기부처 1호는 팬들"

이복진 2024. 1. 2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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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잇따라 콘서트 여는 김장훈
한때 노래 지겨워 반년 쉬어
무대 떠나니 삶 더 피폐해져
돈 상관없이 즐기면서 공연
청소년들에 문화 나눔 차원
티켓 가격 2만원으로 유지
원래 패션·미용쪽에 관심 커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어

“공연은 취미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지,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자가 나든, 수입이 생기든 상관없이 내가 좋아해서 하는 것이니까 즐기면서 어떻게 해서든 조금 더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가수 김장훈이 지난 18일 세계일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왜 적자가 나도 공연을 계속하는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991년 ‘늘 우리 사이엔’으로 데뷔한 김장훈은 가수이자 방송인, 사회운동가, 사업가이면서 공연 기획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공연을 연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소라, 최재훈 등 다른 가수의 콘서트를 연출했으며, 외국 뮤지컬의 특수효과 연출 감독을 맡기도 했다. 2020년에는 소극장에서 100회 넘는 릴레이 공연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한 바 있다. ‘공연의 신’으로도 불리는 그는 적자를 생각하지 않고 공연장의 규모에 비해 화려한 연출과 짜임새 있는 기획으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연말 진행된 단독 콘서트 ‘종합선물세트’도 200명 규모의 작은 공연장에서 진행했지만, 화려한 연출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객이 찾았다.
가수 김장훈은 “공연은 업이 아닌 취미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떠나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화장품 출시 콘서트, 4월에는 장애인을 위한 콘서트, 6월에는 소극장 콘서트 등 다양한 콘서트를 준비 중이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FX 솔루션
김장훈은 “저에게 공연은 낭만”이라며 “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공연을 위해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말실수 등으로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켰던 2010년 후반 스스로 반성을 위해 공연에만 집중했고, 그로 인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숙하면서 신인의 마음으로 욕심을 안 내고 소극장에서 공연을 100회 이상 진행했어요. 티켓이 30장도 안 팔릴 때도 많았고 성대결절로 목소리가 안 나올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공연했고 그러면서 사람들이 다시 찾아 주시더라고요. 인기를 다시 얻었다는 차원이 아니라, 공연을 통해 삶과 자아를 다시 찾은 거 같아요.”

자신을 ‘노래로 영혼을 파는 딴따라’라고 강조한 김장훈은 “6개월가량 노래가 지겨워서 무대를 떠난 적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를 떠나니 삶이 더욱 피폐해졌고, 그 (무대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시 힘을 내서 무대에 올라 지금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과 달리 무대를 취미로 즐기고 있다는 김장훈은 청소년들이 문화활동을 많이 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콘서트 티켓을 2만원으로 정했다. 이 가격은 해가 지나도 변동이 없다. 이에 대해 “기부”라고 했다.

“주변에서 내가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제일 먼저 중요하게 기부하는 곳은 팬입니다. 특히 청소년들, 그들에게 문화 나눔을 하는 거죠. 청소년들을 위해 공연 티켓 가격을 낮추면, 낮춘 만큼 많은 청소년이 문화활동을 하게 됩니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저의 이런 취지를 이해하는 가수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다만 김장훈은 한때 거짓 기부 논란도 있었다. 국내에 약속한 기부는 모두 했지만 해외 단체에 내겠다고 했던 기부금 일부는 실제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장훈은 이에 대해선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해외 단체 기부와 관련해서 철저하지 못했다. 나로 인해 생긴 일이고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인정한다”며 “더욱 철저하게 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이 내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해 줬기 때문에 그 부분이 너무 감사하고 그래서 더욱 잘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 한편으로 김장훈은 “나는 돈 버는 것을 진짜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을 모으려고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쓰려고 버는 게 다를 뿐”이라며 “(기부에 대해) 숭고한 이타정신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다. 그냥 행복해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걸 보는 게 좋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김장훈은 이번에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므시뚜(Msitu)’로, 스와힐리어로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숲튽훈’(누리꾼들이 김장훈의 이름 한자 첫 두 자 ‘金長’을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 ‘숲’이라는 말이 익숙합니다. 그래서 ‘숲’이라는 이름과 콘셉트로 화장품을 내놓는데, 아프리카에 봉사활동 갔던 기억이 나서 스와힐리어로 화장품명을 지었어요.”

187㎝의 큰 키에 허스키한 목소리. 화장품과 매칭이 잘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원래 패션이나 미용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제일 잘 알고 익숙한 화장품 사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수 김장훈이 론칭하는 화장품 브랜드 ‘므시뚜(Msitu)’
김장훈은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번에는 화장품 출시 기념 콘서트, 4월에는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장애인들을 모시고 공연을 합니다. 6월부터는 소극장 콘서트, 9월에는 국립극장, 그리고 연말에는 3000석 규모에서 연말 콘서트를 열 계획입니다. 김장훈이라는 이름을 걸고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콘서트를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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